필답 비중 커질 내년 고교입시|체력검사 결과로 본 전망 본사 표본조사 14개 중학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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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73년도 고교입시에서는 체능점수가 예상보다 큰 비중을 갖지 못할 것이며 필답문제가 쉬울 경우 동점자가 올해보다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28일로써 끝난(서울 26일) 내년도 고교입시지망생의 체력검사 결과가 의외로 좋은데서 교육 전문가들은 추리하고있다.
2일 본사가 그동안 서울시내 14개 남녀중학교(남 7개, 여 7개)를 대상으로 표본 조사한 바로는 남자의 경우 특급(20점)과 1급(18점)판정을 받은 학생이 전체의 65%를, 여학생은 5 4·4%를 차지하고 3급(14점)이하는 남녀 모두 10%도 안되고 있음이 밝혀졌다.
이러한 추세는 작년에 체력점수 20점 만점에 18점 이상(1, 2급)을 받았던 학생이 전체의 절반에 못 미쳤던 것에 비해 크게 향상된 것이다.
체력점수의 향상은 상대적으로 필답고사에 영향을 미쳐 내년도 고교입시 필답점수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많고 올해처럼 쉬운 문제가 나는 경우 동점자가 많이 날 가능성이 있어 동점일 경우 합격기준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전문가들은 올해의 경우 세칭 일류 고에는 체력급수가 2급(18점) 이하인 학생이 거의 합격치 못한 사실을 지적, 이 같은 현상은 내년에는 더 두드러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이번 조사에서 남자는 3급 이하의 학생이 10%도 안 되고 특급과 1급이 절반을 훨씬 넘은 것에 비해 여자는 이런 현상이 조금 둔화하고 있어 필답고사의 비중도 남자가 여자보다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본사가 남녀 각 7개교씩 1개교에 1백명씩 모두 1천4백명의 학생을 무작위로 선정, 조사한 체력검사 결과를 보면 남자는 특급이 전체학생의 27%인 1백87명이고 18점에 해당하는 1급이 2백69명으로 전체의 38%이었다.
2급은 특급보다 한 명이 적은 1백86명이고 3급은 불과 48명으로 6·9%이었다.
또 4급은 5명, 5급은 단 1명이었고 그 외는 한 명도 없었다.
여자의 경우 특급은 1백32명으로 17·4%, 1급은 2백59명으로 37%이었다. 2급은 34%인 2백 38명이고 3급은 7·7%인 61명, 4급은 1·1%인 8명, 5급은 남자와 같이 1명뿐이고 그 외는 없었다.
남녀를 대비하면 1급이 남녀같이 가장 많으나 남자가 특급과 2급이 같이 27%인데 반해 여자는 2급이 특급보다 많았다.
종목별로 보면 오래달리기 종목은 성적이 가장 좋고「수류탄던지기」와「넓이 뛰기」가 가장 저조한 편이었다고 체육담당자들은 말했다.
또 실격이 많아 재검한 종목은「왕복 달리기」와「수류탄 던지기」「넓이 뛰기」등 이었다는 것.
「오래달리기」종목의 성적이 좋은 것은 당초 남자는 1천m의 특급기준이 3분9초 이내였으나 4분9초로, 여자는 8백m에 3분13초 이내에서 5분으로 각각 완화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수류탄던지기」와「넓이 뛰기」는 기준이 아주 높고「1백m 달리기」도 기준이 높은 편이어서 성적이 비교적 저조한 것으로 풀이하는 체육관계자가 많았다. 이번 체력검사에서 점수가 예상외로 좋은 것은
①학생들이 입학시험에서 체력검사의 비중이 크다는 것을 인식, 그동안 열심히 훈련을 쌓았고 ②「오래달리기」종목의 기준을 당초보다 완화했으며 ③최저 득점 제를 폐지, 총 득점제로 채점방법을 바꾸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관계자들은 앞으로 검사장의 바람직한 개선점을 지적했는데 다음과 같다.
▲「오래달리기」종목은 기준을 조금 엄하게 할 것. 너무 쉬우면 운동을 안이하게 보는 경향이 싹튼다고.
▲「왕복달리기」의 경우 마룻바닥의 조건을 동일조건으로 완벽하게 할 것. 바닥이 미끄러우면 실격이 많이 생기고 넘어질 우려 때문에 제 실력을 내기 힘들고 옥외 마룻바닥은 동요가 심해 행동이 부자유스러운 점이 있다는 것이다.
▲검사장의 하루 검사학생인원을 4백 명 정도로 줄여 검사에 정밀성을 기하고 8개 종목의 순서를 정해 일률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것. <이원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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