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유의 민속 예술 「찾고 익히고 빛내자」|제13회 전국 경연 대회 20일 개막-대전서 사흘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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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문공부와 예총 공동 주최의 제13회·전국 민속 예술 경연 대회가 처음 맞는 「문화의 날」인 20일부터 3일간 충남 대전에서 개최된다. 민간에 흩어져 숨어 있는 우리 민족 고유의 민속 예술을 발굴하고 보존, 발전시키기 위해 마련된 이 대회는 매년 문화의 달인 10월에 지난해 최고상 수상도의 도청 소재지를 개최지로 해서 번갈아 열리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농악·민속놀이·가면극·민속무용·민요 등 5종목에 걸쳐 이북 5도를 포함한 15개 시·도에서 뽑힌 24개「팀」이 출연, 열연을 보여주게 된다.
올해 새로 참가하는 종목은 서울의 「투호 놀이」 등 11개 종목이며 종합 최우수상인 대통령상(우승기·상장·상금l백만원), 종합 우수상인 국무총리상(상장과 상금50만원), 부문별 문공부 장관상(상장·상금 10만원), 예총 회장상인 공로상과 장려상을 놓고 경연하는 것이다.
「찾고 익히고 빛내자」는 표어를 내세우고 열리는 이번 13회 대회에선 종전과는 달리 70, 71년도 대회의 대통령상 수상작이 시연되기도 하며 대회에 앞서 20일 상오10시30분부터는 민속 경연 대회 참가「팀」들의 시가 행진도 있다.
놀이 가운데서 올해 처음으로 참가하는 「투호 놀이」는 서울의 양반 가정과 궁중에서 명절이나 잔치 때 하는 여흥으로 하던 놀이로 그 동안 단절됐던 것을 고령자의 발굴로 재현했다.
뒷마당이나 대청마루에 큰항아리를 놓고 동서로 편을 갈라 그 속에 화살을 던지는 놀이다. 항아리 속에 화살을 많이 넣는 쪽이 이기고 넣지 못하는 편이 얼굴에 먹칠을 해서 벌주는 것이다. 충남의 「횃불 쌈 놀이」는 각 지방에서 성행하던 놀이.
음력 정월 보름 저녁에 마을 청소년들이 횃불을 가지고 논두렁이나 개천 두렁에 불을 붙이고 놀다가 두 편 사이에 횃불을 빼앗으려고 승강이하는 놀이다. 횃불을 뺏기거나 불이 꺼지면 항복하게 되고 항복 자가 많은 편이 지는데 이긴 편에 풍년이, 진 편에 흉년이 든다 는 전승을 담고 있다.
의성 가마싸움은 의성 지방에만 전승되던 놀이로 최근 재구성된 것이다.
네 바퀴가 달린 가마와 각종 깃발을 가진 두 편이 서로 다퉈 가마를 쳐부수고 기를 뺏는 놀이. 서당 학동들이 다퉜는데 이긴 편에 과거 급제가 많다는 전승을 가지고 있다.
타구 놀이도 고려 시대에 성행했다고 고 기록에 많이 소개된 경기로서 격구라고도 한다.
군사들의 훈련원에선 말 타고 했음에 비하여 민간에서는 뛰어 다니며 공치기를 했다. 넓은 마당이나 보리밭에 기둥을 세워 문을 만들고 나무를 깎아 공을 만들어 작대기로 쳐서 공을 문안에 넣으면 이기는 것이다. 놀이 때 지곤 밟기와 농악, 노래와 춤으로 군중이 흥겹게 응원한다.
흥해륭 놀이는 함북 해안 지방에 전하는 전설에 기초한 놀이. 용궁 연화 당에서 태어난 흥해롱이 뛰어난 재주와 젊음과 용기로 조화를 일으킨다는 전설이다.
5월 단오날 용왕제를 지내고 홍수를 막아 농사가 잘되고 태풍을 막아 해난이 없도록 빌고 놀던 놀이다.
또 평양 다리 굿은 평양 지방에서 있던 영혼천도굿. 평양 청루벽들 목인 장경문 근처에 에누 다리가 있어 상여가 지나는 통로가 돼 있었는데 부녀자는 건너지 못하게 돼 있어 다리 목에서 슬피 울게 마련이었다. 다리 굿은 무명 필을 길게 매서 마치 다리 모양을 삼고 이 무명을 깨 가면서 무당에 의해 진행된다.
가면극들인 봉산 탈춤·강령탈춤·은율 탈춤 등은 모두 5월 단오에 주로 하던 놀이였다. 또한 통영 오광대·송파 산대놀이·북청사자놀음 등도 널리 알려진 가면 무도들이다.
그밖에 민요에 탄금대 방아 타령·익산 목발노래·우수영 부녀 농요가 새로 개발되어 등장되고 있어 주목된다.
그 동안 구전에 의한 전승이나 연희 기억에 의한 전승 등 단절되었던 우리의 민속들이 많이 재생되었으나 올해부터는 문헌을 통한 전승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아울러 새로운 민속 구성의 노력이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번 경연에 참가한 단체는 다음과 같다.
▲서울=투호 놀이(민속놀이) 송파 산대놀이 ▲부산=동래지신밟기(민속놀이) ▲경기=경기농악(농악) ▲강원=강릉농악(농악) ▲충북=탄금대 방아타령(민요) ▲충남=횃불 쌈놀이(민속놀이) 어린이 농악(농악) ▲전북=우산목발노래(민요) ▲전남=우수영 부녀농요(민요) ▲경북=의성 가마싸움(민속놀이) 김천농악(농악) ▲경남=타구놀이(민속놀이) 통영 오광대(가면극) ▲함북=애원성(민속놀이) 흥해롱 놀이(민속놀이) ▲함남=북청사자놀음(가면극) 삼삼이와 돈 돌마리(민속무용) ▲평북=수심가 엮음·영변가(민요) ▲평남=평양 다리굿(민속놀이) ▲황해=봉산탈춤(가면극) 강령탈춤(가면극) 은율 탈춤(가면극) 황해도민요(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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