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연아는 '탱고의 여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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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여왕’ 김연아(23·사진)가 매혹적인 ‘탱고의 여왕’으로 변신해 주말 밤을 사로잡는다. 김연아가 6~7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릴 골든스핀 오브 자그레브 대회에서 새 시즌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김연아는 대회에 앞서 가진 공식 연습에서 프로그램의 일부를 맛보기로 공개했다. 연습이었지만 오른발 부상 후유증 없이 특유의 깔끔한 점프와 표현력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눈길을 모으는 것은 7일 공개될 프리 스케이팅 프로그램이다. 김연아는 아르헨티나 출신 탱고의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곡 ‘아디오스 노니노’를 프리 스케이팅 배경음악으로 활용한다. 정열적이면서도 빠른 템포의 탱고 음악인 이 곡은 1959년 발표된 뒤 피겨 선수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2008년 세계선수권 남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따냈던 제프리 버틀(캐나다)이 당시 쇼트 프로그램에서 사용했다. 그러나 4분10초 동안 진행돼 드라마적인 안무 구성과 체력이 요구되는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는 다소 꺼려 왔던 곡이었다. 김연아도 “프리 스케이팅 프로그램의 템포가 빨라 많은 체력이 필요하다. 완벽하게 소화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래도 김연아는 마지막까지 모험을 택했다. 그동안 서정적인 곡을 프리 스케이팅 배경음악으로 활용했던 김연아는 현역 마지막 프리 스케이팅에서 성숙하고 아름다운 탱고의 여왕으로 재탄생한다. 김연아는 16세이던 2006~2007시즌 쇼트 프로그램에 ‘록산의 탱고’를 배경 곡으로 선정해 당시 쇼트 최고점(71.95점)을 받았다.

 김연아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기술 요소의 레벨 체크를 잘해서 보완할 점을 확인하는 게 큰 목표”라고 했다. 부상에서 회복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올림픽 전 마지막 실전 무대인 만큼 난도를 낮추지 않고 계획했던 프로그램을 그대로 소화한다.

 이번 대회에는 안도 미키(26·일본),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17·러시아)도 출전한다. 안도는 김연아를 2007, 2011년 세계선수권에서 이겼고, 툭타미셰바는 김연아의 뒤를 이을 ‘차세대 피겨 여왕’으로 꼽힌다. 김연아는 “두 선수가 이번 대회에 참가해 적당히 긴장하고 경기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같은 시기에 일본 후쿠오카에서는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23)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에 출격한다. 아사다는 지난 4일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 반 점프)을 프로그램에서 한 차례 더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의 주특기인 트리플 악셀을 하나라도 더 넣어 김연아를 이겨보겠다는 생각이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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