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성 출혈 열 주의보 38개 시-도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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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해마다 가을철에 번져온 전염병 유행성 출혈 열이 추수 병으로 농촌에 토착화하고 있음이 밝혀져 보사부는 13일 경기도양주군을 비롯, 전국38개 다발 시-군에 주의보를 내리고 집중예방에 나서기로 했다. 유행성 출혈 열은 휴전선주둔 군부대와 인근농촌에서만 발생해왔으나 지난해 국립보건 원의 민간대상 역학조사결과 이미 한수 이남으로 남하, 확산되고 있는데다가 특히 유행의 유형이「농사형」으로 밝혀져 올 추수철에 첫 방역사업을 벌이게 된 것이다.
보사부 이성희 보건국장은 13일 병원체 및 매개체 등이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조사결과 들쥐에 기생하는 진드기 류에 의해 번지는 것으로 보고 ⓛ들쥐 잡기 ②일복을 진드기가 싫어하는 방충제「벤즐·벤세이드」용액에 적셔 입도록 할 것 등을 당부했다.
올 가을 들어 이미 지난달 23일 경기도양주군 이병옥씨(40·농부)와 26일 경북 영주읍 하망6리 장경래 군(17·학생)이 각각 발병, 서울대병원과 성모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등 첫 환자가 났다.
보건원 조사에 의하면 유행성 출혈 열은 64년에 처음으로 민간에 번지기 시작, 7년 동안 매년 10명 안팎의 발생을 보여오다가 지난해에 무려 3백11명으로 늘어나 21명이 사망하는 등 갑작스런 확산추세를 나타냈다.
발생지역 또한 금화·철원·포천·연천 등 중부전선 경기·강원 일부지역에 국한되던 것이 지난해엔 충북청주·청원·진천(모두 71명), 충남 연기군(모두 10명)으로 남하했고 올 가을 엔 경북영주에서까지 첫 환자가 나는 등 계속 넓어지고 있다.
환자발생은 지난해 조사결과 ▲10·11·12월 3개월 동안 92·6%(2백88명)가 집중적으로 발생했고 ▲걸린 사람은 대부분 농가출신(청주 등 도시의 경우도 변두리농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사 당국은 이같은 결과에 따라 추수철 농민들이 들에서 일을 하다가 들쥐에 기생하는 진드기 류에 접촉, 병에 걸리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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