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공사가 두 번째 마련한 전국관광 민예품 경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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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전국 관광민예품 경진대회는 국제관광공사가 우리 나라의 수공예품 내지 외국관광객을 위한 한국적인 공예품을 개발하기 위하여 마련한 현대적인 민예품전. 금년이 제2회로 오는 25일까지 덕수궁행각에서 1개월간 전시된다.
여기에는 각 시·도별로 출품하여 총 7백63종에 3천여점. 시상도 대통령상을 비롯한 개별상과 장려상·특선 등 82점이나 수여하여 전시장이 한결 풍성한 느낌을 준다. 하도 민예품개발이 저조한 실정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의욕을 북돋워 장려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적인 관광민예품은 다분히 가내수공업에 의한 것과 여성들에 의한 제품이 많다. 더러 공업제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디자인」이나 물건의 성격에 있어서 구수하고 소박하여 향토색이 짙게 풍기는 것을 요구한다. 개중에는 부녀자들의 가정부업으로 개발됨즉한 것이 적지 않다.
출품된 물건들 역시 공예작가의 제품보다는 민간에 산재하는 솜씨꾼들의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어설픈 것조차 없지 않다. 수작과 양산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대회를 통하여 가능성을 타진하고 「아이디어」를 교환한다는 것은 매우 소중한 일이다.
금년 대회에서는 상금 1백만원의 대통령상 수상작을 내지 않았다. 엄밀히 보면 여러 가지 조건에 흠이 없는 그런 뛰어난 작품도 눈에 띄지 않는다. 작년에는 칠보제품이 대통령상과 국무총리상을 차지했고 금속제품과 토기 등이 그 밖의 중요 수상대상이 됐는데 비하여 금년 수상범위는 훨씬 다양하다.
국무총리상(상금 50만원)의 「고무신형 재떨이」(목포 김준형)는 착안이 우수했다. 이런 모양의 재떨이는 유기제품이나 목공으로 더러 있지만 채색자기를 가지고 사치하게 응용해 보기는 이번이 처음. 다만 그것들이 남녀 고무신 모양에 한하지 않고 당화와 나막신에도 미치고 또 두 짝을 연결짓는 문제도 더 고려가 필요하다.
상공부장관상의 「국악기」(전주 설재수)는 실용성이 없는 장식적인 모형이지만 양안만 가능하다면 높이 평가되는 민예품이 될만하다. 다만 사소한 부재-끈과 슬·쇠고리·채색 등을 소홀하게 취급해 기껏 노력한 보람을 감소시키는 결과가 됐다. 역시 장관상의 「왕골지갑」(부산 문병종)은 무늬의 발전에 「힌트」가 있고 「금해」(이천 한보란)는 자기 다완인데 일인취향의 고려에만 급급해 버렸다.
오히려 동물인형인 「사자탈춤」(부산 조영환·특선)이 새로운 가능성에 넓은 활로가 보인다. 경남의 「패도」나 「장죽」은 재료의 정교한 취급부터가 아쉽고 충남의 「수직명주」, 경남의 「원앙새」등은 기본형에 대한 연구부터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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