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극 연출하는 김혜경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서울인형극회 회장인 김혜경씨는 자신이 연출한 『흥부선생과 놀부씨』, 『동물음악회』 두 작품을 가지고 두 번째로 인형극 무대공연을 마련했다.
『62년에 우리 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인형극회를 조직했어요. 그동안 국립중앙방송국 「텔리비젼」에서 「플란다스의 개」 「꿀꿀이 형제」같은 인형극을 공연했지만 무대공연으로는 4년전 「드라머·센터」에서 가졌던 「꼭둑각시」이후 처음이죠.』
2개월 전부터 이번 공연을 준비해온 김혜경씨는 숙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다시 음악과에 편입, 3년간 음악공부를 했다. 그후 제작극회 회원으로 부군인 연극인 김경옥씨와 함께 연극활동을 하다가 인형극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몇 년전 한국에 왔던 「오스트레일리아」 인형극단의 「틴투키」공연처럼 외국의 인형극 규모는 굉장해요. 「틴투키」공연에는 제작비만 3천만원 이상이 들었다고 해요. 특히 「유럽」 여러 나라들은 상설인형극장이 있음은 물론 시골에까지 인형극장이 있을 만큼 인형극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크고 따라서 인형극이 발달했죠. 그런데 우리는 전문인형극단이 겨우 두 개뿐 이예요.』
인형극의 관중이 어린이로 한정되어있는 것은 아니지만 김 여사는 어린이인형극에 특히 주력하고 있다. 『영화나 TV를 통해 싸움이나 보고 불량만화 등 거친 환경 속에서 어린이들이 자라고 있어요. 어린이들이 꿈을 가질 수 있도록, 또 보고 즐길 수 있도록 어린이인형극 상설극장을 만드는 것이 또한 나의 희망이고 꿈 이예요.』
인형극은 연극에 필요한 작품설정, 연출, 음악, 미술, 무대장치들 외에도 인형제작과 인형의 대사를 맡는 성우가 더 필요한데 아직 전문인이 없어 김 여사는 1인 다역을 하고 있다. 이번 『흥부선생과 놀부씨』에서는 놀부가 회개하는 착한 사람으로 인물선정을 하고 『동물 음악회』는 「스토리」없이 어린이들 사이에도 널리 알려진 음악영화 『사운드·오브·뮤직』의 음악으로 엮었다고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