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체전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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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굳센 체력, 알찬 단결, 빛는 전진』 온 민족의 힘과 슬기를 자랑하는 제54회 전국 체육대회가 6일 상오 10시 서울 운동장에서 박 대통령 내외를 비롯, 3만여 선수 및 관중이 모여 성대히 막을 올렸다.
올해 처음 참가하는 26명의 재미 교포를 비롯해 재일 교포와 11개 시·도 등 13개「팀」1만2천9백99명이 출전한 체전 개회식에 선수단은 정각 10시 육군 「팡파르」단의 주악에 맞춰 가장 멀리서 온 재미 교포를 선두로 입장했다.
그 뒤를 이어 재일 교포·제주도·부산의 순위로 맨 마지막에는 서울 선수단이 들어섰다.
이때 한성여고의 2천8백명의 「카드·섹션」은 각 시·도를 상징하는 그림과 전진하는 조국의 모습을 움직이는 그림으로 나타내 만장의 갈채를 받았다.
10시47분 민관식 문교장관은 개회를 선언했다.
이어 대회 기가 게양되고 10시52분 왕년의 「마라토너」인 이창훈씨에 의해 성화가 점화됐다.
박수와 환호 속에 『이기자 대한 건아』의 대 합창이 울려 퍼졌다. 이 합창의 여운 속에 작년도 우승 「팀」인 서울과 2, 3위의 경북·경기「팀」이 우승기와 「컵」을 반환했다.
이어 김택수 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번 체전을 깃점으로 76년도「몬트리올·올림픽」에는 「스포츠·코리아」의 위용을 날리자』고 했다.
박 대통령의 치사 (별 항)에 뒤이어 서울의 최종옥 선수가 선수 선서를 한 뒤 개막식은 11시10분 선수단의 퇴장으로 끝나고 이화여고·경북고 각 1천5백명이 벌이는 「매스·게임」등 공개 행사가 벌어졌다.

<박대통령 치사>체육 통해 청신한 기풍 일으키면 남북 대화에 큰 힘
박정희 대통령은 전국 체육 대회 치사를 통해 『체육 진흥을 통해 청신한 사회 기강과 기풍을 일으킨다면 그것은 남북 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는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규칙을 준수하는 「스포츠」 정신의 함양을 통해 사회 기강을 확립하고 국민이 서로 협동 단결하는 기풍을 진작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치사 요지는 다음과 같다.
『나는 「체력은 곧 국력」이라는 것을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해 왔다. 체력만큼 국력 증강의 기본이 되는 것은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북한 공산주의자들과 대화와 접촉을 시작했다. 그러나 대화는 여러분들도 직접 보고 들은 바와 같이 어렵고도 힘겨운 대화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지금 남북의 대화가 시작된 이 시점에서처럼 우리에게 국민 총화에 의한 국력 배양이 절실히 요청된 때도 일찍이 없었다.
나는 이 뜻깊은 「민족의 제전」에 즈음하여 이 난국을 영예롭게 타개하고 우리 앞에 닥치는 어떠한 고난과 시련도 능히 이겨낼 수 있는 강건한 국민을 형성하기 위해 다시 한번 명실상부한 체육 한국의 중흥을 강조하는 바이다.
의욕적이고 진취적인 국민을 형성하는 체육, 산업 개발의 기초가 되는 체육, 국토 방위를 위한 체육, 그리고 나아가서 국제 「스포츠」 문화에 공헌하는 체육 한국의 건설에 새 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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