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중공은 노동력 자본주의 국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8억의 인구집단 중공의 경제 상태를 한 말로 표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근 중공 경제실태를 돌아보고 온 서방 측 기자들의 눈에도 20여년간 단절됐던 중공 실정을 정확하게 전하는데 곤혹을 느끼는 것 같다.
그런 중에도 한가지 명확한 것은 자본주의 경제가 노동을 자본으로 대치하려는 것과는 정 반대로 중공은 자본을 노동으로 메워 나가려는 노동 자본주의국가라는 점이다.
즉 중공은 인류의 4분의1에 달하는 풍부한 노동력으로 자본부족을 해결하는 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자립갱생을 지상목표로 삼고있는 중공은 자본·기술부족을 외자에 전혀 의존하지 않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노동 생산성도 상당히 낮은 수준에 있을 것이 명백하나 이 결합을 노동 인구수로 보완하는 특수한 경제체제를 갖고있다.
인간의 노동력에는 한계가 있다. 또 노동만을 강요하면 생산성의 저하는 물론 거센 반발에 부딪치게된다.
이 같은 위험을 방지하는 대책이 곧 모택동 사상의 주입이다.
노동자에 대한 헌신, 규율 등 비 물질적인 면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이른바 혁명에의 정열을 생산증강에 쏟도록 열심히 설득하고 있으며 이의 규범이 모택동 사상인 것이다.
이점은 특히 16세만 되면 노동자 군에 끼어야하는 새로운 세대에 엄격하게 실시된다.
신규노동자는 1주 48시간을 노동하고 5시간은 강제적인 학습을 받아야한다.
학습 내용은 모사상과 혁명이전의 노동자 생활이 비참했다는 내용이다.
그래도 지각하거나 일이 서투른, 그들 표현대로하자면 부적절한 배급 의식이 남은 노동자는 가정에서『환자의 「이데올로기」교육』을 특별히 받아야한다.
노동자들은 철저한 평등주의다. 관리자나 경영자는 주 l일씩 육체노동에 임해야하며 생산목표 및 작업진행 방안도 군·관리 층·노동자로 구성된 혁명 위원회가 결정한다.
외견상 자치제와 같으나 사실은 국가목적에 부응하는 작업 할당에 따르는 것이며 실권은 군이 장악하고 있다.
혁명정신만으로 생산이 원활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물질적 자극이 필요하며 중공도 도시 노동자의 승급, 농민의 사적 경작 등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전국적인 임금 조정이 때때로 있어 최근 광주 공작기계 노동자도 월 평균 1「달러」20 「센트」의 승급으로 월 평균 봉급이 26「달러」80「센트」가 됐다.
소득세가 없고 의료비가 무료이므로 낮은 임금은 아닌 모양이다.
집세 2「달러」, 식비 6「달러」 최소한 의류비 등으로 최저 생활은 된다는 것이다.
중공이 내거는 평등주의에도 불구하고 소득불균형만은 시정하지 못하고 있다.
공작기계 분야에서는 신입 사원의 초 임금이 월 16「달러」,숙련공 39「달러」부주임 59 「달러」60「센트」로 차등이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인구의 85%를 점하고 있는 농민과 공업 노동자의 소득격차에 있다.
집단농장은 구성원의 공헌도와 사상면을「체크」하여 임금을 지불하나 그 액수는 도시 노동자의 6분의1에 불과하다.
집단 농장인 인민공사는 58년부터 60년까지의 대 약진시대에 단행했던 집단제도가 실패한 뒤 식량증산이라는 명목으로 농민에게 자작농을 경영토록 인정하고 있다.
농민의 일정표는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오전 중은 집단농장, 오후에는 잠시 자작농을 돌아보고 다시 집단농장에서 일하도록 되어 있다.
이와 같이 중공은 남녀를 불문하고 한사람의 유휴 노동력도 놓아두지 않은 채 협동력을 「풀」가동하고 있는 하나의 노동 집약형 공장이 되고있다.
이 중공이라는 공장이 완만하기는 하나 언젠가 생산성의 향상으로 노동력이 배제될 때가 올 때, 이를 처리하려는 가치관과 기존 사상과의 갈등을 과연 조화시킬 수 있을지 관심을 끌게 한다. <현영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