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終戰땐 700선 회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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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개시되면 대외여건에 많은 영향을 받는 국내증시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증권업계에선 전쟁의 기간과 해결 방법에 따라 국내증시 상황도 많은 차이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시나리오별 영향=한양증권은 10일 '네가지 전쟁 시나리오와 종합주가지수 전망'이란 보고서를 통해 '조기 종전 시나리오'가 국내 증시에는 가장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물론 전쟁이 없는 '평화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종합주가지수가 800선 이상 오르는 '대세 상승장'이 펼쳐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는 실현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오히려 조기 종전을 기대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조기 종전의 경우 개전 초기에는 국내주가도 전쟁의 충격으로 500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미국의 승리로 전쟁이 빨리 끝나면 정보기술.수출 관련주를 중심으로 주가는 700선까지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다만 북핵 등 지정학적 불안요인이 여전한 데다 국내경기가 본격 회복된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중장기 전망은 낙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현재와 같은 상태가 지속되는 '미해결 시나리오'의 경우 주가는 600선까진 상승하겠지만 불확실성으로 인해 추가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전쟁이 장기화하는 '수렁 시나리오'가 전개되면 주가는 현 지수 대비 20% 이상 폭락할 위험이 큰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투신증권은 평화적 해결 또는 단기전으로 끝날 경우 종합주가지수는 950까지 상승할 수 있지만 장기전으로 비화할 경우 45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쟁 영향 의외로 작을 수도=미국의 금융전문지인 배런스 최신호(10일자)는 샐러먼스미스바니의 돈 한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을 인용해 한국이 이라크전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ING 파이낸셜 마켓 아시아의 투자전략가인 마르커스 로스젠과 줄리안 룽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라크전 이후 한국과 대만 증시가 높은 상승률을 보일 것"이라며 국내에선 삼성전자.현대자동차.국민은행 등을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이와 관련, 대우증권 이동환 연구위원은 "이미 전쟁관련 위험이 많이 반영된 상태"라며 "장기전으로 비화하지 않는다면 그동안 낙폭이 컸던 우량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큰폭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편 증권거래소가 한국전쟁 등 1950년 이후 미국이 감행한 7개 전쟁과 주가추이를 분석한 결과 전쟁발발 직후엔 대체로 주가가 떨어졌다.

그러나 전쟁 후 6개월간의 평균주가는 아프가니스탄 공격(2001년) 당시를 포함, 대부분 큰폭으로 상승했다.

국내증시도 걸프전쟁에서는 미국과 달리 조정양상을 보였지만 대부분 미국과 비슷한 주가추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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