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사상 가장 복잡한 바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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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세계바둑오픈 결승전 제1국
[제14보 (245-259)]
白·한국 曺薰鉉 9단 | 黑·중국 王 磊 8단

60집짜리를 놔둔 채 왕레이8단이 다시 245를 둔다. 그는 이 귀만 잡으면 이긴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전염된 듯 曺9단도 246으로 우변을 둔다. 247 자리에 두어 흑대마를 잡으면 이기는 바둑이고 바둑도 금방 끝난다.

백1로 두는 순간 흑▲ 23점이 잡힌다. 참으로 엄청난 대마다. 흑도 물론 2로 이어 귀를 잡는다. 曺9단은 우상 쪽 백△도 잡혀있어 이것으로는 진다고 착각했다.

그러나 집을 세어보면 덤 없이도 나쁘지 않다. 또 백△들은 상황에 따라 놓고 따내야 할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든 백이 이기는 것은 불변이다.

曺9단은 결국 246으로 우변을 두었고 둘 곳이 없어진 왕레이8단이 드디어 247로 대마를 살아갔다.

운좋게 목숨을 건지고 있다. 그러나 바둑은 이바람에 또다시 미로 속으로 빠져든다. 바둑역사에 이렇게 복잡한 바둑은 없을 것이다.

曺9단은 248(□의 곳),250으로 연속 따내 흑 전체를 잡자고 덤비고 있다. 그러나 팻감이 부족해지자 귀를 포기하고 우변을 254에 젖혀 죽은 돌을 살려낸다.

하지만 그냥 살아선 지는 바둑이라서 하변 256에 두어 흑 전체를 잡자고 한다.(248=□, 253=⊙, 255=250)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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