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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만난 뒤 … 바이든, 방공구역 언급 안 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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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왼쪽)이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 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선포와 관련,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했다. 중국도 이에 원칙적으로 동의했지만 방공식별구역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동북아 긴장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바이든 부통령은 4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와 만나 방공식별구역 설정에 대한 미국과 일본의 우려를 전달하고, 향후 충돌을 막기 위해 당사국 간 대화를 강화하고 위기관리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은 중국의 방공구역설정과 관계없이 기존대로 동중국해에서의 공중 정찰업무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외교 소식통들이 전했다.

 바이든 부통령과 시 주석은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 연장된 회담을 이어갔다. 회담 직후 바이든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신뢰와 각국이 갖고 있는 의도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에 기반한다”고 말했다. 방공식별구역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그의 표정은 다소 어두웠고 가라앉아 보였다고 AP는 전했다. 기자회견 이후 두 사람은 실무 만찬을 함께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은 평등과 상호존중에 기초해 유관 공역의 비행안전 문제에 대해 일본과 소통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방공식별구역 선포와 관련, 미국이 중국의 정당한 조치를 이해하고 협력해줄 것을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대화는 방공식별구역을 인정한다는 전제 아래 가능하다는 의미다.

 그는 특히 “우리의 한 이웃 국가(일본)는 한쪽으로는 댜오위다오(센카쿠)를 국유화해 중국의 정상적인 비행과 항해를 방해하고 공연히 중국 위협을 내세워 헌법 수정과 군비확장의 빌미로 삼으려 한다”고 말했다.

 신화사 등 중국 언론은 시 주석이 바이든 부통령의 대화 제의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구체적으로 전하지 않았다. 그러나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은 시 주석이 방공식별구역 설정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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