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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나온 양파 악수거부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신민당의 시민회관파와 효창동파 의원들은 28일 일주일만에 국회본회의장에서 만나 여느 때 없이 냉냉한 인사를 나누고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자아내 웃음꽃이 핀 공화당 의석과는 대조적이었다.
89명의 신민당의원 중 37명만이 참석, 그중 19명이 시민회관파였는데 한 「테이블」에 의석이 나란히 된 유진산·김홍일씨가 결석했고 김재광 총무·김영삼씨 등이 나왔으며 양일동계 의원들도 자파회의 관계로 전원이 출석치 않았다.
비주류의 김응주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진산계의 김수한 의원이 내미는 악수를 거부하기도 해 극단적인 감정의 대립을 보였는데 악수를 거부당한 김 의원은 『정무위원인 당신네들이 당을 이 꼬라지로 만들어 놓은 책임을 져야한다』고 김응주 의원을 공박하기도.
그런 한편에선 대화도 이루어져 시민회관파인 이철승 의원은 옆자리에 앉은 효창동파인 홍익표·서범석 의원과, 시민회관파인 신도환 의원이 효창동파인 홍영기·강근호 의원과 굳은 표정으로 귀엣말을 나누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28일 국회본회의는 전당대회를 계기로 분당상태에 빠진 신민당측 사정으로 추경예산안을 상정만 하고 산회할 계획이었으나 인도하원 부의장 「스웬」씨 일행 2명이 2층 방청석에 앉아 방청을 하기 때문에 백두진 국회의장은 『외국손님도 와있고 하니 대정부질문을 하자』고해서 추예안심의에 들어갔다.
그런데 여·야 총무단의 의정합의는 김재광 총무가 안나온 대신 진산계의 이상신 부총무와 반진산계의 조연하 부총무가 합의해서 공화당쪽에 통고해주어 이루어졌던 것.
새당사로 옮겨 처음 열린 28일의 공화당 당무회의에선 새로운 자세로 일하자는 얘기가 주제가 됐는데 당무위원들은 모두 당정협조가 전제돼야 한다고.
김진만 재경위원장은 『수해 등 천재가 났을 때 각부 장관들이 현지 출신 국회의원이나 도당위원장과 함께 가는 것이 실정파악이나 대책수립에 도움이 된다』면서 차편핑계 등으로 국회의원을 따돌리는 현상은 없애야한다고 했고 육인수 의원은 장관들의 국회상임위원회 출석기피현상의 시정을, 장경순 부의장은 야당의원들의 질문에 대한 즉흥적이고 무원칙한 장관들의 답변자세시정을 얘기했다는 것.
이에 대해 이병희 정무담당 무임소장관은 『내일 국무회의에서 여러 당무위원의 건의사항을 반영시켜 충분히 협조토록 하겠다』고 말했으며 정일권 당의장서리는 『당사도 옮겼으니 새마음으로 서로 협력하고 당과 행정부간의 간격 없는 대화도 터나가자』고 했다.
중앙선관위는 28일 낮 12시 신민당대표자변경신고서의 처리를 위해 전체회의에서 유진산씨의 신고서와 유청씨 명의로 된 이의신청서 유인물을 각 위원들에게 배부하면서 사안이 복잡해 실무진에선 관례를 깨고 결정의 주문을 넣지 않은 채 자유토론에 붙였다. 선관위는 두 문서의 원본을 금고에 넣어 철저히 보안조치하라는 주재황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원본을 실무자들이 마음대로 꺼내볼 수 없다고.
이날 상오 김홍일 신민당수의 보좌관 민윤식씨는 정경훈 관리국장과 김상호 정당과장에게 『김홍일 당수가 신민당의 등록된 대표자임을 확인하는 증명서발급을 어제 하오 4시에 신청했는데도 왜 아직까지 안해주느냐』고 따지는 모습도 보였는데 선관위측은 『전체회의의 결정을 얻어야 한다』고 이유를 설명. 김 당수측의 이런 서류요청은 서울지법이 유진산씨의 당수직무집행정지가처분신청에 이 서류를 첨부하라는 요구가 있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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