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대화 쉽지 않다”재인식|C·S·모니터기자가 본 남북적 회담과 한국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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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뉴요크21일=김영희 특파원】「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지는 19일「엘리자베드· 폰드」기자의 서울발신 보도를 통해 한국민들은 최근 북한사람들의 서울방문기간에 긍지와 자신을 느꼈다고 논평했다. 동지는 이어서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 역시 지금까지 상대방 측의 악에 관해 국민들을 세뇌해온 정권에 대해서는 또 하나의 위험부담을 수반하는 것이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상대방과 대화를 개시한다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 것인가? 모든 「터부」 가 허물어질 것인가?
일부 한국민들은 또 북한의 강력한 기율과 통제체제가 이득을 취하지 않을까 하는 의아심도 품고있다.
현재로 남쪽사람들의 북쪽 사람들과의 재 접촉 경험은 정부 「레벨」을 벗어나지 못 하고있다. 서울시민들이 거리에서 보여준 반응은 북한대표단에 대해 친절했으나 근27년만에 갑자기 보는 북한동포의 모습을 경계하는 눈치였다.
북한사람들과 직접적인 접촉을 한 기자들을 포함한 한국의 지식층 「엘리트」들은 북한과의 대조가 한국민들에게 꼭 싫은 것으로만 평가되지 않는 사실을 발견하고 어느 정도 놀랐다.
북한대표단의 방문 첫 날 거리시민들의 환영은 모터케이드 행렬이 지나갈 때 손을 흔들 정도로 따뜻했으나 본 회담 석상에서 북적대표단의 정치연설이 텔리비젼으로 방영되자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해졌다.
서울의 각 TV방송국과 신문사에는 생방송을 당장 취소하라는 시민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북적 측의 정치발언에 대한 시민들의 항의는 한국정부당국의 그것보다 순수하게 보였다. 서방기자들이 한국친구들과 함께 아파트 , 치과병원, 「아케이트」등지에서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었을 때 북적 측의 김일성 선전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심한 반발을 볼 수 있었다.
이런 현상은 오랜 반공훈련으로부터 나온 반응의 일부분을 반영한 것이다. 또 한국민은 여전히 김일성을 찬양하면 당장 체포된다는 사실을 알고있는 만큼 북적 측의 발언이 이들을 당황케 한 것도 사실이다. 마찬가지로 김일성이 도발한 한국동란의 쓰라린 기억을 한민족이 여전히 가지고 있는데도 기인한다.
한국지식인들은 북한사람들의 변함없는 교조주의주장과 인도주의적이고 비「이데올로기」적인 측면에 관해서는 그들과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새삼 놀란 것이다.
지난 달 1차 남북적 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했던 소수의 한국사람들은 그곳의 탁아소 어린이들의 놀이마저도 김일성의 개인숭배를 고취하는 것을 알고 충격을 금치 못한 것이다.
물론 한국의 지식인인 이들은 한국에서도 검열제도나 개인활동의 억제가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또 한국을『자유사회』라고 새삼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을 비웃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국지식인들은 한국을 북한보다는 확실히 더 자유스러운 사회라고 말할 것이다. 이미 그들은 서울회담의 사진이 북한에서는 공개되지 않았던 반면 (처음 며칠 간) 평양회담에 관한 사진은 한국에서 공개된 것을 잘 알고있다.
더욱 근본적인 것은 한국사람들은 그들의 체제를 다양성 있게 생각할 수 있는 반면 북한사람들은 유일 사상에 의한 한가지 체제만 강요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지식인들은 그들 체제의 유연성 있는 상대적인 탄력성이 장래 북한의 획일적이고 굳은 체제보다 남북한 대결에 있어 보다 유익한 것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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