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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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풍성함과 윤택함을 상징해주는 밤(율)은 가을에 영그는 과일 중 대표적인 것으로 혀를 감싸는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원산지는 중국과「유럽」. 밤나무는 너도 밤나무과에 속하는 낙엽고목으로 세계 각 국에서 재배되고있다. 5∼6월에 특유한 향기를 풍기는 황백색의 꽃이 피었다가 9∼10월에 열매가 익는다.
밤나무는 열매론 맛과 영양가가 우수한 밤을 채취할 수 있다는 점과 재목이 견고하고 빙습에 잘 견디며 보존기간이 길어 선재·침목·토목·건축·조각 등의 용재로 훌륭하다는 수익성 때문에 식목이 적극 권장되고있다.
약밤·산밤·메밀잣밤 등 품종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밤의 주성분은 탄수화물로 전체의 40∼50%를 차지한다.
밤의 달콤한 맛은 당분 때문이다.
「칼로리」도 비교적 늪아 l백g의 밤은 1백80「칼로리」를 산출해낸다. 따라서 밤은 생체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의 공급원으로서도 중요하다.
또 밤에 함유되어 있는 탄수화물 중에는 위장기능을 강화하는 성분이 들어있다. 예부터 배탈이 나거나 설사가 심할 때 군밤을 먹도록 한 것은 바로 이러한 밤의 효능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밤을 가을에 채취하는 과일 중 대표적인 것으로 치는 이유는 어느 영양성분이 특이하게 많이 들어 있어서가 아니고 여러 가지 성분이 골고루 균형있게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령 시금치는 비타민의 보고라 해서, 미역·다시마는「칼슘」의 엄청난 함량으로 유명하지만 밤의 영양학적 가치는 단백질·탄수화물·지방·무기질·「비타민」등 5대 영양소가 균형과 조화를 이루며 들어있다는데 있다.
따라서 밤을 많이 먹으면 1년 내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는 옛 사람들의 말이 결코 과장된 것 일수 없다.
실제로 성장·발육기의 어린이나 몸이 쇠약한 어른이 밤을 많이 먹으면 식욕이 왕성해지며 혈색이 좋아지는 등 몸이 튼튼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밤은 예부터 귀물로 여겨졌으며 풍성함과 윤택함을 상징해주는 과일로서 사람들의 총애를 받아왔다.
「칼슘」·「나트륨」·인철 등 무기질이 골고루 들어있는데 그중「칼슘」함량이 32%인 것은 특기할만 하다.
그리고 「비타민」도 A·B1, B2·「니코틴」산·C가 소량씩이나마 골고루 함유되어 있다. 특히 우리에게 「지아민」으로 널리 알려진 「비타민」B1은 0.3㎎%나 들어있으며 피로회복·피부미용·감기예방에 특효를 발휘하는 「비타민」C의 함량은 30㎎%나 된다.
밤은 다른 과일과 마찬가지로 「알칼리」성 식품이다.
밤의 제 맛을 즐기기 위해서는 구워먹는 것이 최고. 살 때는 무겁고 껍질이 반질반질, 광택이 도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그리고 밤에는 벌레가 좀먹기 쉬우므로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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