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장보기의 요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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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8·3 긴급경제조치, 두 차례의 물난리 등의 어수선함이 채 가시지 않은 채 추석명절을 맞게됐다. 추석은 오곡이 익는 가을철에 맞는 명절이라 그 어느 때보다도 즐겁고 풍성한 때. 회사와 각 학교도 하루를 쉬는 휴일이라 오랜만에 집안식구들이 모여 다례를 지내며 하루를 즐기게된다.
그러나 요즘처럼 가계가 빠듯하고 절약하는 생활이 요구되는 때엔 추석장보기도 검소하게 계획을 짜는 것이 필요하다.
추석 장보기를 할 때에는 우선 꼭 필요한 물품을 식품류·의류·선물용품으로 나눠 목록을 짜도록 한다. 목록을 짠 후 예산을 대충 정하도록 하고 예산을 정한 후에는 이 범위를 초과하지 않도록 한다. 이런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장보기에 나서면 정작 꼭 사야될 물건이 빠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해마다 추석 때가 되면 물건값이 오르지 않도록 단속을 하지만 갑자기 많은 물건이 소비되므로 항상 뭔가는 조금씩 오르는 경향이다. 이번 추석도 예외는 아니어서 물건에 따라 작년보다는 약간씩 가격이 오른 것이 대부분이다.
예산을 세운 후에는 물건을 잘못 사거나 비싸게 사는 일이 없도록 대충 물건값을 미리 알아둔다.
그리고 상하기 쉬운 생선류를 제외하고는 서울의 경우 동대문시장·중앙시장·남대문시장처럼 큰 시장에 가서 한번에 물건을 구입하도록 한다. 동네시장보다는 아무래도 싼값에 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과일과 생선이 많이 필요한때는 청과물시장과 수산시장을 이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교통비를 포함하더라도 그 쪽이 싼 편이다.

<식품류>
차례를 지내는 가정에서는 토란국·전·산적을 빼놓을 수 없다. 토란은 5인 식구를 표준으로 2백∼2백50원이면 충분하고 민어는 보통크기가 4백 원부터, 쇠고기는 6백 원부터 8백 원까지로 등급을 매겨 팔고있다.

<의류>의류
추석은 식구끼리 모여 오붓하게 하루를 지내는 날이지만 어린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아무래도 그대로 지내기가 섭섭하다.
그리고 자녀에게 추석빔을 마련해줄 경우엔 앞으로 가을철, 겨울철에 입을 수 있는「스웨터」나「잠바」류가 적당하다. 하루만 입고 그치는 명절 옷 보다 훨씬 실용적이기 때문. 남자 어린이용「잠바」는 1천9백 원부터, 여아용「스웨터」는 1천5백 원부터면 좋은 것으로 구입할 수 있다. 양복을 마련하는 경우엔 모직이 4천 원 정도이다.
노인이 있는 가정서는 노인에게도 가능한 한 선물을 장만하는 것이 좋다. 평소 소홀했던 노인대접이 조그만 선물 하나로 흐뭇하게 바뀔 수 있다.
노인 누구에게나 환영받을 수 있는 선물은 역시 가을과 겨울철 내의. 면으로 짜여진 얇은 것은 3백 원부터 이고「엑슬란」내의는 1천7백 원부터.

<선물용품>
한때 지나치게 선물을 주고받는 경향이 있어「선물 주고받지 않기 운동」까지 있었지만, 꼭 인사를 차려야 할 분에게 정성들인 선물을 보내는 것은 추석을 맞는 예의다.
요 근래는 선물용품 대신 가격을 표시해놓은 상품권이나 물품을 지정해놓은 선물권이 간편하다는 장점으로 많이 사용되고있다. 그러나 예의를 표시하는데는 역시 물건이 적당하다. 또 상품권이나 선물권은 신세계백화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유효기간을 정해놓아 날짜가 지나면 찾지 못하거나 찾으러가서 불친절한 대접을 받기 쉽다. 상품권은 1천 원부터 5천 원까지. <박금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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