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독일보다 통일 여건 조성 유리"-내한한 서독 내독 관계상 「프랑케」씨와 일문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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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국과 독일은 분단됐다는 점에서는 공통성을 갖고 있으나 한국은 지정학적·군사적·전략적으로 보아 미·소 등 강대국과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에서 9개의 인접국과 강대국들의 방해를 받고 있는 독일에 비하면 오히려 한국이 통일 여건 조성에 유리하다고 봅니다." 5일간의 공식 방문 일정을 갖고 10일 하오 내한한 「에곤·프랑케」 독일연방공화국 내독 관계상은 한·독 두 나라의 통일 전망에 대한 질문에 이와 같이 서슴지 않고 답변했다.
「프랑케」내독 관계상은 자신의 내한과 거의 때를 맞춰 열리는 남북 적십자 회담 서울 회의가 순전히 우연의 일치라고.
-같은 분단국의 입장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남북 회담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27년 간 막혔던 벽을 뚫고 남북이 서로 대화를 시작했다는 것은 긴장 완화와 상호 이해라는 양면에서 진심으로 환영하고있다. 다시 말해서 대화의 길이 틔면 자연히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고 이것은 상호 이해와 아울러 세계 평화 유지에도 공헌하는 길이 될 것이다. 이제 시작한 남북간의 대화가 큰 성과를 거두기를 희망한다.』
-「브란트」정권의 성립과 동시에 추진해 온 이른바 「오스트폴리티크」(동방정책)의 이제까지의 성과와 금후의 전개 방향에 대해서.
『「브란트」정권수립 이후 이러한 정신 밑에서 동서독의 관계 개선에 노력해왔고 독소·독파 불가침 조약 체결에까지 성공했다. 그러나 이것으로 「오스트폴리티크」는 완결된 것이 아니고 세계 평화 유지라는 기본 정신에 입각하여 앞으로도 꾸준히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다.
그러나 평화라는 것이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노력에 의해서 만은 이룩될 수 없으며 상대방이 어느 정도 조약을 충실히 이행하고 지켜나가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서독 「셸」외상의 최근의 소련·중공 방문 목적과 그 결과에 대해.
『내가 방문단의 일원이 아니기 때문에 뭐라 말할 수는 없으나 한국 문제를 포함한 광범위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추측이 가는 일이다.
그러나 같은 운명에 처한 한국의 입장과 이익을 대변해 줄 것은 거의 의심할 바가 없다.』

<사민당 내의 제 이인 자>
1913년 「니더작센」주의 「하노버」시에서 출생한 「프랑케」장관은 16세 때 사민당에 입당, 33년에는 사민당 청년 동맹 「하노버」위원장으로 활약하다가 반 「나치」운동 혐의로 2년 반 동안 감옥 생활을 했다.
2차 대전 말기 죄수 부대로 동원돼 참전, 부상하여 미군 포로가 됐다가 석방됐다.
47년에 주 의회에, 51년 연방 의회에 진출하여 69년 내독 관계상에 취임한 그는 지방의 당 조직을 갖고있어 당내 2인자로 꼽힌다.
내독 관계성이 우리나라의 통일원과 같은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곳이지만 66년의 대연정 전까지만 해도 부수상을 겸임토록 되어 있어서 사실 외상의 지위보다 높았었다. <고흥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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