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민의 안전생활을 위한 「캠페인」|상수도전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지난 홍수 때 서울은 상수도도 끊기고 전기마저 안 들어 온 곳이 많았다.
영등포전역을 비롯, 뚝섬·천호동 지역, 그리고 마포·연희동과 중심지 일부도 상수도가 20시간이상이나 단수되어 장마 때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어야만했다.
전기가 단전된 것은 한강변일대 저지대에 있는 곳곳의 변전소가 침수되어 감전을 방지키 위해 송전을 끊었기 때문에 완전히 물이 빠진 후에야 송전할 수 있다고 한전당국은 설명했다.
상수도는 변전소의 송전이 중단되는 바람에 수원지에 전기가 안 들어와 자가발전을 가지고는 제대로의 생산량을 확보할 수 없으며 취수구에 홍수 때문에 지푸라기 등 잡물(잡물) 이 많이 끼어 상수도 생산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했다.
가장 피해가 심했던 곳은 영등포수원지와 뚝섬수원지. 영등포수원지는 15만t을 생산하게 된 후 처음으로 이번에 피해를 보아 마포·연희동 지역과 영등포전역에 공급하던 수도물을 24시간이상 중단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뚝섬수원지도 침수상태와 한강범람으로 취수가 동을 제대로 못해 1일 46만t 생산기능을 50%정도밖에 발휘하지 못했다.
이렇게 생산량이 30만t이상이나 홍수 나던 날과 그 이튿날까지 줄어들자 고지대 관말지역을 비롯, 중구·종로구 등 중심지대 일대에도 물이 잘 안나와 시민들은 3일∼4일간 골탕을 먹었다.
상수도와 전기는 도시민생활에 필요 불가결한 요소. 침수되었던 물이 빠지고 난 다음에도 수도물이 잘 안나오자 대청소를 하려던 시민들은 홍수에 시달렸다가 또다시 안타깝게 수도꼭지만을 바라봐야 했다.
영등포전역과 뚝섬·천호동, 그리고 영동지역일대 및 수색·망원동 일대는 50시간 이상 전기가 단전되었으며 서울시 전역 3백7개동 중 50개동 이상이 수돗물사정이 나빠 홍수 후 15일 이상을 물 받기에 진땀을 뺐다.
더구나 변두리 급수시설이 안되어 있던 10여개 침수지역에는 우물이 오염되어 서울시 수도국은 급수차 30대를 동원, 긴급급수대책을 폈다.
이번 수해에 침수된 변전소는 서울시일대에 10여개소로 수해예방에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게되었다.
50시간 이상이나 단전되어 촛불을 켜는 등 난리를 겪은 침수지역일대 시민들은 『이래도 서울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혀를 차는 실정. 변전소에 대한 수방대책이 지금까지 한번도 강구 안되었다는 것은 이번에 드러난 새로운 문제점이다.
한전은 변전소를 저지대에 그대로 방치해 놓고 있는 셈이다.
아무리 저지대라 할지라도 변전소 설치만은 높게 돋워 침수 안되게 할 방법도 있을 것이며 감전 안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상수도생산은 한전의 송변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수원지마다 자가발전 시설이 완비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송전이 안되면 수윈지 기능이 완전 「스톱」되고 마는 형편이다. 한전과 수도국은 상수도수원지에 필요한 24시간 송전대책을 따로 협의, 아무리 장마가 나도 상수도 수원지의 송전만큼은 완전을 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토요일이나 일요일 단수가 잦은 것은 사실 한전 측에 책임이 크다. 휴일을 이용, 고압선 및 변전소수리를 하기 때문에 수원지도 송전이 끊겨, 단수통고를 내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홍수가 나도 전기가 끊기지 않고 수돗물이 잘 나오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조금만 더 대비에 신중했다면 시민은 홍수 때 이중삼중의 피해를 입지 않아도 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양태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