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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적 평양 본 회담을 보고|각계인사에 들어 본 소감과 앞으로의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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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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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서 열렸던 남북적십자 본 회담이 끝마쳐진데 대한 앞으로의 소망은?
②회담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가야 할 것으로 생각되는가?
③평양을 간접적으로 처음보고 느낀 것 인상은? <무순>

<실무자회담 상설화 필요>박준규씨(공화당 국토통일 위원장)
①1차 본 회담의 성과는 회담 그 자체에 있기보다 4반세기 동안 단절된 정치적 사회적 인간적 공간에 정의의 가교를 놓았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서로가「쇼」적인 분위기 가운데 말이 앞서있지만 마음과 몸이 따라가기 힘든 양측의 현실을 그대로 인식한다면 그 이상의 기대란 본시 어려운 것이라 생각한다.
②될 수 있으면 다음 회의 때는 의제해결을 위한 차분한 실무자회담 같은 기구의 상설화가 필요치 않는가 생각된다. 그러나 북한이 이산가족문제보다는 정치적 목적에 마음이 팔려있는 만큼 그러한 자세의 수정이 과연 가능할지 매우 걱정스럽다. 그 문제의 해결은 북한 공산체제가 스스로 서구 공산주의처럼 근대화하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③평양 시가는 15년 전의 동구도시와 같은 인상을 받았다. 평양의 삶이 너무 인위적으로 조작된 것 같아 멋 적은 생각이 들었다. 서로가 체제의 우위성을 보여주기 위해 조작된 전시 효과를 노리는 것보다 본연의자세로 돌아가는 것이 회담 진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북한, 인도주의 벗어난 느낌>신병식씨(공화당 대변인)
①화려한 개막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과거가 쓰라렸던 만큼 TV를 시청한 국민들의 가슴은 찹찹했을 것이다. 그러나 양쪽대표들의 연설에서 우리들은 일말의 불안이 가시고 장래에 대한 흐뭇한 기대와 통일, 민족 재결합의 희망을 안아본다.
②물론 인도주의를 앞세운 우리와 정치적 타결을 은연중 표시한 그들과의 약간의 차이점은 발견되지만 성실하고 꾸준한 회담의 진행에 대한 노력이 엿보인다. 자주적인 남북접촉, 제반문제의 단계적인 해결의 누적만이 통일의 지름길이다.
③평양 시가지는 전쟁 후 동구적인 현대 시가지로 북구했기 때문에 전근대성을 벗어난 계기를 빨리 잡은 것 같다. 우리의 고적과 전통적인 건축 양식이 보존되고 새롭게 창조하는데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북한에선 부의 축척이 허용되지 않고 GNP상 최소 한도의 의식주 문제만이 허용될 수밖에 없어 주민들의 옷차림이 지극히 간소한 것은 어쩔 수 없다.

<겁고 어두운 평양거리>박동묘씨(50·대한교련 회장·성균관대 총장)
①우선은 서로 호양정신을 살려 이미 정해진 다섯 가지 본 회의 의제가 빠른 시일 안에 합의점에 도달할 것을 바란다.
②좀 더 높은 차원에서 이 회담이 다섯 가지의 제의에 온 민족의 염원인 통일의 지름길을 발견하는 데로 발전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③각종「매스컴」을 통해 본 평양의 거리는 한마디로 무겁고 어두운 거리였다. 특히 학생들의 행진 모습을 보니 어딘가 거리 마저 자유를 잃은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북한정당 참석 문제 있다>이병용(46·변호사)
①회담을 계기로 축제「무드」에 빠질 우려성도 다시 생각해 볼일이고, 하루라도 빨리 이산가족의 소망을 풀어주도록 해야할 것이다. 본 회담 벽두부터 정당·사회단체가 참석, 연설을 했다는데 문제점이 있다.
②담은 높게 쌓아 올렸으나 길 쪽엔 문이 없다. 대도시 평양거리엔 인적이 드물다.
③각종 매스컴을 통해 본 평양의 거리는 한마디로 무겁고 어두운 거리였다. 특히 학생들의 행진 모습을 보니 어딘가 거리마저 자유를 잃은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문화교류 예기한 회담되게>박고석씨(고가)
①일부 층에서는 발랄하지 못한 북한측의 표현에 다소실망을 느끼는 것 같은데, 자유를 누리는 우리처럼 우위에선 사람들이 너그럽게 이해하여 그들을 설득시킬 때까지 참고 회담을 성공의 길로 이끌어주기 바란다.
②이산가족 찾기나 통일도 중요하지만 우선 기대하고 싶은 것은 경제·문화·체육 등을 통한 교류에까지 예견하고 회담 방향을 선정해야할 것으로 믿는다.
③평양거리는 정돈돼 있어 보이기는 하나 우아한 운치가 없어 보였다.

<고향 모습에 어딘지 냉기가>이유선씨(중대 교수·음악평론가)
ⓛ고향 평양을 버리고 월남, 그 동안 분단된 조국으로 고향에 대한 조그만 희망도 갖지 못했었는데 이번 회담으로 희망을 갖게 되였으니 좋은 성과 있기를 바랄 뿐이다. 한번만이라도 고향에 갈 수 있게.
②남북의 이산가족 찾기에서 더 나아가 민족이 한데 뭉쳐 새 출발하는 날이어서 오고 고향에서 살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회담을 이끌어 가야겠다.
③고향이어서 사진이나마 대하니 정다 왔으나 한마디로 찬기가 어려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전쟁체제 개편 뜻 안보여>박병배씨(신민당 정책심의회 의장)
ⓛ보도된 현지 실정이 입증하듯이 북한이 남한과 동등한 자격을 획득하는 2개의 한국이 성립되기가 무섭게 그들은 거꾸로 그들의 유일 합법성을 주장하려는 대의 및 대남 공작이 전개될 것이 우려된다.
반민족적이고 호전적인 전쟁체제를 개편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것이 이번 우리 적십자 대표단에 대한 냉담한 반응에서 찾아볼 수 있다.
②순수한 한적 대표단의 의사가 관찰되고 민족통일의 한 기틀을 이룰 수 있도록 신에게 기도하고 싶은 심정이다. 오는 9월13일 서울회담이 개최되면 신민당에서도 북쪽대표단을 직접 만나 대화하는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③TV에 비친 평양의 인상은 어딘지 적막하고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집단적인 행동이 너무도 부자연스럽게 비쳐졌다. 역시 사회주의체제 보다 민주주의체제가 얼마나 자유스러운가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북적 서도 성실한 태도 갖길>김수한씨(신민당 대변인)
ⓛ평양회담이 예비회담 합의 이외의 특별한 진전을 가져올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않았으나 평양방문을 계기로 남북 이산가족 찾기 운동의 전망이 한층 더 밝아졌고 남북대화를 통한 통일까지도 기대할 수 있게된 것은 큰 성과이다.
②오는 서울회담에서 좀더 내용 있는 성과가 거두어질 것을 기대하며 북적에서도 우리측의 성실한 태도에 맞추어 민족양심으로 대하면 성과가 있을 것이다.
③우리대표들이 평양을 위시해서 북한 전역을 자유롭게 방문하고 볼 수 없었던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신문 사진과 TV화면에 비친 북한의 모습은 전체주의 사회체제의 조직화, 집단화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정치성·경쟁의식 버려야>윤태섭씨(전국 경제인연합회 상임이사)
ⓛ우리가 성실하게 회담에 임했듯이 북적 대표단도 끝까지 성실한 태도로 회담을 이끌어 주도록 촉구하고 싶다.
②일체의 정치성과 경쟁의식을 버리고 순수한 인도주의적 입장에서 이산가족 찾기 운동을 우선 제일 목표로 회담을 진행시켜야 할 것이다.
③선입감에서인지는 몰라도 소풍간다는 어린이들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또 회담대표에 이르기까지 모습이 전부 부자연하게 보인다.

<감상에 치우치지 말아야>박용헌씨(서울대 교육 대학원교수)
①27년 동안의 단절이 민족적 감격을 더 해주고 있다. 그러나 감격에 너무 사로잡혀 대화가 감상에만 사로잡히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대표단전원이 북한을 너무 신비스럽게만 보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②문제의 해결은 오히려 냉정하고 이성적인 태도로「비즈니스·라이크」하게 회담을 진행시킬 때 가능할 것이다. 통일에까지 발전될 수 있는 기본적 접촉의「무드」를 차분히 조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③평양시가지 사람들의 옷차림이 불가 몇 가지밖에 안 되는 것이 특이했다.

<통일에 디딤돌 될 것 기대>이치령씨(대한교육회 부회장)
①이 보람찬 과업 달성을 위해 양쪽 적십자사가 정의와 인내를 다해줄 것을 당부하고 싶으며 이 역사적인 남북회담이 통일의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②인도주의의 테두리 안에서 남북의 이산가족을 하루 속히 만나도록 해주기 바란다.
③해방 전 보다 많이 달라졌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무표정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북한「매스컴」소극보도 유감>안수길씨(작가)
ⓛ우리 대표단의 믿음직한 활동을 계속하여 회담 진행에 새바람을 일으킬 것을 기대한다.
②아무쪼록 회담이 인도적 견지에서 순조롭게 결실을 해 통일에의 밑거름이 돼주었으면 좋겠다.
③한산한 거리지만 평양을 간접적이나마 눈으로 볼 수 있어 무엇보다 감격스러웠다. 그쪽「매스컴」이 회담에 관한 내용을 적극적으로 보도하지 않아 이 감격을 온 민족이 골고루 느끼지 못한 것 같아 유감이다.

<개인생활 안 보여 마음 아파>오징자씨(서울대 문리대 강사)
①실상 가장 가까운 곳이면서도 이제껏 멀리 느껴졌는데> 하루 빨리 직접 가보게 되기를 원한다.
②북한의 정치선전의 대상이 되지 않고 순수한 적십자 본연의 정신에 입각한 회담으로 진행되어야 하겠다.
③생각했던 것 보다 거리가 한산하고 인적이 드물어 북한의 모습이 생활 감이 없는 곳으로 비쳤다.
이것은 개인의 생활이 없다는 것을 뜻하므로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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