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평양 직통전화 개통|남북적 회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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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여보세요, 평양 이예요? 여기는 서울입니다.』
『여기는 평양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서울∼평양을 잇는 남북적십자 본 회담용 직통전화가 18일 상오10시33분에 개통, 27년간 막혔던 목소리를 서울∼평양으로 실어 날랐다.
남북의 체온이 유선으로 이어지는 순간 우리 쪽 단국인 서울시외 회선통제실은 50여명의 내외기자들이 모여 대화내용을 지켜봤다. 이날 첫 통화는 통제실 기술직원 황영일 씨(45)와 평양 기계실의 김 모씨 사이에 약7분 동안 계속됐다.
양측은 이동안 간단한 인사 교환에 이어 시험방법을 협의하고 5분쯤 쉬었다가 연락전화를 다시 개통, 20회선의 전신·전화를 선 번대로 잔류 손실측정(감도측정) 주파수특성측정의 순으로 일일이 점검했다.
황씨는 『국내보다 다소 감도가 약하나 잡음 없이 명료하게 들렸다』고 말했다. 27년만에 남북간 첫 통화는 다음과 같았다.
▲남=여보세요, 평양입니까? 여기는 서울입니다.
△북=여기는 평양 기계실입니다. 참 오래간만에 통화해서 반갑습니다.
▲남=안녕하십니까? 대단히 반갑습니다. 여기는 서울 황영일인데요, 누구십니까.
△북=……(잘 안 들린 듯)
▲남=황영일 입니다. 누구십니까? 김 선생이세요, 이 선생이세요?
△북=김가입니다.
▲남=아아-김 선생님이세요? 안녕하십니까? 연락선을 고정시켜놓고 우선 시험순서를 타합 했으면 좋겠습니다.
△북=예, 그럽시다.
▲남=우리측의 회선시험순서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1번에서 20번까지 선 번을 대조하며 신호를 교신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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