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컴퓨터 키보드, Ctrl+j 누르면 김정일 자동 입력"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앵커]

요즘 북한 주민들의 생활과 가장 밀접하게 접해있는 매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이영종 중앙일보 기자와 북한 내 한류 실태 전문가, 강동완 동아대 교수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Q. 북한 노동신문, 어떤 매체인가
[이영종/중앙일보 기자 : 북한 체제를 대변하는 매체라고 볼 수 있다. 우리처럼 다양한 목소리의 언론이 있는 것이 아니고 노동신문을 통해 단일적으로 보도를 하고 있다. 연일 김정은 소식이 도배되어 있고, 김정은 명칭으로 시작해 김정은 찬양으로 끝난다. 북한 기자들은 상당히 편하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 김정은 체제에 들어와 북한 김정은의 카리스마와 리더십을 부각시켜야 하기 위해 더 심한 것 아닌가 싶다.]

Q. 북한 노동신문은 어떤 특징이 있나
[이영종/중앙일보 기자 : 기념사진을 워낙 많이 찍는대도 뉴스가 되는 것이 북한 체제의 특징이다. 김정은 지도자가 많은 사람들로부터 숭배를 받고 있다는 것을 노동신문을 통해 주민에게 알리는 것이다. 총리는 북한 내각의 최고 책임자이다. 실제로 장성택, 김경희, 최용해 등 실세가 있지만 이날 행사는 과학기술 행사여서 총리가 최고 수행자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 일반 기사는 기자 개인들이 쓰는 경우가 많지만 김정은, 김정일, 김일성과 관련한 기사는 정치보도반이 쓰는 것으로 되어 있다. 북한에서는 이들이 너무 위대한 인물이기 때문에 한 인물이 기사를 쓰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김영남은 서열 2위인데, 기사 배치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김정은에 비해서는 한참 떨어진다.]

Q. 노동신문에 유독 단체 사진이 많은데
[이영종/중앙일보 기자 : 도대체 이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같이 찍었나 싶었을텐데, 철제 계단은 김정은이 어디를 가도 늘 함께 이동한다. 구호가 바뀐다면 북한의 정책노선이 변화의 움직임을 보인다고 파악할 수 있다.

Q. 북한의 조작 의혹 사진, 실체는
[이영종/중앙일보 기자 : 김일성 사례를 먼저 보면 김일성 주석의 항일무장투쟁이라고 알리기 위한 사진인데 원본 사진은 김일성이 가운데가 아닌 왼쪽에 위치해 있다. 그런데 위치를 바꾸고 김일성을 조금 더 크게 부각시켰다. 이사진의 의미는 6~70년대에 이미 북한이 사진을 바꾸는 현대적인 포샵을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두번째 사진은 2011년12월 김정일 장례식 사진이다. 외신이 촬영해 보도한 내용인데, 거의 같은 장면인데 방송중계를 위해 엉거주춤 서 있는 사람들이 지워져 있다. 김정일 장례차가 지나가는 상황에서 딴짓을 하는 것을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싶었던 것 같다. 또 다른 사진은 김정은이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북한이 실내에서 담배를 피는 모습은 주민이 부적절하게 받아들일 것 같다고 판단해 지운 것 같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연기 부분이 남아있어 우리가 담배라고 예측할 수 있었다.]

Q. 북한 노동신문, 어떤 매체인가
[강동완/동아대 교수 : 시차가 있기 때문에 바로바로 들어오지는 않지만 들어오고 있다. 북한을 이야기 할 때 언론의 자유는 없다고 봐야 한다. 북한이 실제로 남한의 언론을 보고 자유롭게 얘기하는 부분에 대해 상당히 놀랐다고 한다.]

Q. 북한 노동신문은 어떤 특징이 있나.

[이영종/중앙일보 기자 : 홍콩, 일본 등 업체를 통해 들여오고 있다. 통일관련 연구소 등 연구 목적으로만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보통 6면인데, 4면까지는 북한 내부 소식을 5면~6면에는 대남 비난 내용들이 주로 실리게 된다. 고정적인 면이 있으면서 고정적으로 비난을 한다고 보면 된다. 특히 박근혜 정부 들어 비난 강도가 더 높아지고 있다. 호칭도 극존칭을 넘어선다. 또한 활자가 김정일, 김정은, 김일성 같은 경우 더 굵은 글자체로 되어 있다. 그리고 북한의 컴퓨터 입력판은 Ctrl+J는 김정일이 입력되게 되어있고 Ctrl+I를 누르면 김일성이 입력되도록 되어 있다. 이 모든 것들이 그들을 위주로 되어 있고, 김정일의 이름이나 호칭, 직책은 행이 바뀌어도 띄어쓸수 없도록 되어있다. 물론 오타가 나면 큰일난다. 한 아나운서는 김일성 사망 주기 보도를 하는 과정에서 김정일이 살아있을 때 '김정일 사망 몇주기'라고 잘못 말했다가 그 이후로 다시는 볼 수 없었다.]

Q. 북한의 반체제 소식지도 존재하나
[이영종/중앙일보 기자 : 확인된 경우는 거의 없다. 관영 선전매체만 남아있을 수 있다고 보면 된다.]

Q. 북한에서 특종이 있을 수 있나
[이영종/중앙일보 기자 : 거의 없다. 서로 물먹을 일이 없는 편한 기자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노동당의 선전쪽에서 검열을 통한 기사들만 게재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

Q. 노동신문 외 다른 신문도 있나
[이영종/중앙일보 기자 : 조선인민군, 청년동맹에서 나오는 신문들도 있다. 그렇지만 종류가 우리에 비해 다양하지는 않다.]

Q. 신문 발행수와 가격은
[이영종/중앙일보 기자 :개인 구독을 한다기 보다 공장이나 기업체에서 열람을 해 학습을 하는 것이다. 150만부를 조간으로 발행해 연중무휴로 발행해 주민들의 노동당에 대한 사상교양에 쓰인다고 보면 된다.]
+++

Q. 북한에서 한류 확산 역할하는 '노트텔'이란
[강동완/동아대 교수 : 노트북과 모습이 비슷하다고 하는데 화면도 돌아가고 재생을 하면 남한 영상물이 나오고 있다. 드라마 올인의 한 장면이다. R을 넣어서 돌아가는 상태이고, 옆면에 USB도 꽂을 수 있다. 북한은 허용된 CD를 넣고 남한 영상은 USB를 꽂아 재생되는 방식이다. 또한 게임기와 리모콘도 달려있다. 제조는 중국산이다. EVD는 중국식 방식이다.]

Q. 북한 내 '노트텔' 보급률은 얼마나 되나
[강동완/동아대 교수 : 북한 주민 대부분 노트텔 존재를 알고 있다는 점에서 대부분 다 알것이라고 본다. 한국돈으로 5만원으로 살 수 있다. 북한에 들어가면 조금 더 비싸진다. 북한돈으로 한 38만원으로 한 달 정도 일하면 구입할 수 있다. 다만 여기에 남한영상을 넣어 봤을 때 문제가 된다. 요즘은 USB로 파일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 주민은 장롱안에 복사설비를 갖춰놓고 제작했다고 알려졌다.]

Q. 북한 주민은 주로 어떤 프로그램을 보나
[강동완/동아대 교수 : 예능도 있고 다양하다. 특히 6시 내고향도 즐겨보는데 농촌에서 기계로 농사를 짓는 것을 보고 남한의 발전상을 본다고 한다.]

Q. 한국 영상물에 대한 단속은 어떻게 이뤄지나
[강동완/동아대 교수 : 추잡한 내용을 반영한 영상물은 반드시 단속하고 노동. 교화형을 한다고 알고 있다. 북한이 얼마전 14개 특구를 지정하지 않았나. 그런 조치를 앞두고 주민들의 기강을 잡는다는 엄포 차원에서 강경조치하는 면이 있다. 북한 주민을 직접 접하기는 어렵지만 탈북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북한에 있을 때 영상을 보면서 화면에서 본 현실을 꿈꾸고, 어떤 사람은 올인 등 촬영지도 직접 찾아가기도 한다. 그만큼 동경심이 있다. 지금 북중 국경으로 시작된 주민의 변화가 내륙으로 번지고 있고 그런 부분에 대해 강 교수님도 연구해 왔지만 주민들의 밑으로부터의 변화를 김정은 체제가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한다.]

Q. 북한에서 한류 바람이 부는데
[강동완/동아대 교수 : 북한 여왕의 교실이라는 드라마는 종영된지 1달여 밖에 안됐는데 중국에 나왔다. 이것이 우리돈 2천원으로 북한으로 들어가고 있다. 대장금은 북한에서 여전히 인기가 있다고 한다.]

Q. 단속 한다고 해서 한류가 죽는다고 보나?
[강동완/동아대 교수 : 북한 주민들이 한류를 마약과 같다고 표현하고 있다. 단순이 보는 것 뿐만 아니라 CD나 영상매체를 팔면 더 비싼 값으로 팔기 때문에 시장이 확산되면서 한류의 확산이 더 넓어질 것으로 보여진다.]

온라인 중앙일보·JTBC 방송뉴스팀

관련기사
▶ "북한, 노동자 월급 100배 인상"…얼마 받나 보니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