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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태 "왜 반말하나 난 3선인데" … 우원식 "3선? 나이도 어린 X이 …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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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신당 추진을 선언한 다음 날인 29일 민주당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경태·우원식 최고위원이 험한 말을 주고받았다. 최근 조 의원이 라디오 방송에서 ‘안철수 신당행’을 놓고 “정치는 살아 있는 생물”이라며 향후 합류 가능성을 열어놓은 듯한 발언을 한 게 발단이었다.

 김한길 대표는 조 의원에게 “안 의원이 대선에서 민주당을 도와 우리가 노원병 보선도 양보했고 잘 되시라고 덕담도 했지만 창당 선언을 한 이제는 오해를 주는 발언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해당행위가 될 수 있다”는 말도 했다. 이에 조 의원이 “안 의원을 두 번 만났지만 (신당에) 가지 않는다고 했다”고 하자 우 의원 등이 계속 문제를 삼았다.

 ▶우원식(56·재선)=“탈당할 것도 아닌데 (라디오에서) 왜 그렇게 얘기하나. 그런 얘기 할 거면 최고위원직을 내려놓고 해야지.”

 ▶조경태(45·3선)=“왜 반말을 하나. 어디 재선이 3선에게 그렇게 하나.”

 ▶우원식=“불리할 땐 3선이고 나이를 얘기하나? 나이도 어린 X이.”

 두 사람의 고성은 최고위원회의장 바깥까지 흘러나왔다. 누군가 “인마”라고 말하는 소리도 들렸다. 이에 박기춘 사무총장이 “가만히들 못해!”라고 끼어들었다. 당 서열상 사무총장은 최고위원보다 아래지만 박 총장이 나이(57·3선)는 더 많다. 김 대표도 “이제 그만들 합시다. 시끄러워요!”라며 두 의원의 말을 막았다.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의 풍경은 안 의원과 우호적으로 지내던 인사들과 그렇지 않은 인사들 간 갈등이 잠복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 의원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는 손학규 캠프에서 뛰다가 문재인 후보 당선 뒤엔 선거대책위원회 총무본부장을 맡았었다.

 민주당은 향후 국회 대책을 놓고도 고심했다. 민주당은 전날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새누리당이 강행처리한 데 대한 항의표시로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을 거부했다. 이어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어 ‘투쟁방안’을 논의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 국회 보이콧을 빨리 끝낼 순 없다. 지금이 결판을 내야 할 시점으로, 독한 마음을 먹고 가자”고 독려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그는 특히 “투쟁 형식 등을 지도부에게 일임해 달라. 내 직을 걸고 투쟁을 이끌겠다”면서 본인의 거취 문제까지 연계시켰다.

이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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