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란서 하늘 뒤흔든 승리의 함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셍디에=장덕상 특파원】목메어 부른 애국가였다. 남북한의 배구경기 제4 「세트」가 경기시간 2시간 20분만에 15-10으로 끝나자 우리 교포·유학생 등 응원단 3백여 명은 눈물을 흘리며 「코트」에 뛰어들어 선수들을 얼싸안고 눈물에 젖어 오랜만에 애국가를 합창했다.
인구 2만 5천의 작은 읍(읍)인 「셍디에」에는 불란서 각 도시에서는 물론 멀리 이태리 「로마」와 서독의 「본」 「프랑크푸르트」등지에서 모여든 3백여 명의 응원단으로 법석을 이루었다.

<박사, 응원단장 자청>
이날 「랑트」대학 교수인 변용규 박사는 자진해서 응원단장이 되어 주 「스위스」대사 강문봉 씨와 어깨를 나란히 춤을 추는 광경도 이채로웠다.
북한 「팀」도 몇몇 응원단을 동원했으나 「음니스포르」 체육관은 완전히 대한민국의 함성으로 흔들렸다. 「게임」이 시작되기 전 양측 선수들은 일 열로 「코트」에 나란히 서서 일일이 악수를 교환, 선전 분투하자고 서로 격려했었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되어 제1「세트」에서 한국이 15-11로 이겨 기선을 제하자 우리 응원단들은 『와샤! 와샤!』로 흥겨움을 이기지 못했고, 시무룩해진 북한「팀」의 「플레이」에도 박수를 보내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멀리 서독에서 자동차로 이틀을 달려 응원 왔다는 한 유학생은 눈물을 글썽이며 남북의 7·4성명이후 처음으로 갖는 남북의 「스포츠」 대결이라 『꼭 이겨달라』고 우리 선수들의 손목을 잡고 놓지 않는 광경도 있었다. 「게임」이 끝나자 북한 「팀」은 넋을 잃은 채 우리선수들과 악수를 교환하고 『「뮌헨」서도 이겨라』고 간단한 인사를 뒤로 총총히 사라졌다.
이번 남북배구의 대결은 7·4성명 후 처음인 만큼 남북한 임원들의 대면은 과거에 볼 수 없는 부드러운 분위기 가운데 이루어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