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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층리 좌우명 「멸생섭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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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27일의 국회 본회의에서 김한수 의원(신민)이 김모씨의 담시「비어」를 낭독하자 공화당 의원들이 퇴장하고 장경순 부의장은 『현재원 59명으로 의사 정족수(68명) 미달』이라면서 유회를 선포해 말썽.
장 부의장이 갑작스레 유회를 선포하자 야당의석에선 항의가 빗발 쳤고 총무단이 재빨리 나가 의석을 점검했더니 신민당 62명, 공화당은 현오봉 총무 등 8명이 그대로 눌러있어 의원 정족수 미달이 아니더라는 것.
신민당은 장 부의장의 부당한 사회를 문제삼기로 했는데 장 부의장은 28일 본회의서 『김 의원 발언은 오늘 계속해도 된다』면서 양해를 구해 일단락.
다시 등단한 김 의원은 여당의 퇴장과 유회 선포에 유감을 표시하면서 『그러나 어제 같은 사태가 되풀이 될까봐 담시는 속기록에 남겨 줄 것으로 기대하고 낭독은 않겠다』고 했다.
○…백두진 국회의장, 김종필 총리, 정일권 공화당 의장 서리는 27일 낮 정 의장의 초대로 시내 외교 구락부에서 약 1시간 동안 오찬을 겸한 3자 회담을 가졌다.
정 의장은 회담내용에 관해 『의정·행정·당정간의 전반적인 협조문제를 협의했다』고만 말했다.
전·현직 총리 3인의 회동에 대해 국회의장 실에선 『총화 「무드」를 위한 제1보』라고.
○…김종필 총리는 27일 하오 「기시」(안신개) 전 일본 수상 등 한·일 협력위 일본측 대표들의 예방을 받고 환담했다.
한 일본대표가 총리실 벽에 걸린 「멸생섭리」란 휘호의 뜻을 묻자 김 총리는 『멸은 멸악을, 생은 생선을, 섭은 섭중생을, 리는 이욕을 뜻한다』고 설명하면서 『독서하다가 불전에 있는 이 구절을 보고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김 총리는 요즘 틈나는 대로 고전을 읽거나 붓글씨를 쓰고 있다고.
○…국회 상임위들은 밀린 안건을 처리하느라 하오 회의를 계속하고 있는데 냉방이 제대로 안된 별관 회의실이어서 짜증스런 얼굴들.
25일 경과위에서 기획원에 대한 정책질문이 늦도록 계속되자 더위에 지친 김제원 의원은 질문을 대충 끝내자고 했다가 야당의 고흥문 의원으로부터 『세 차례나 국회에 들어오지 않다가 늦 부지런을 하려니 그런 것 아니냐』고 타박.
상공위에서 이낙선 상공장관은 『이 장관은 대통령의 총애를 받고 있다는데…』라는 김승목 의원의 좀 엉뚱한 질문을 『총애는 그분의 생각이지 나는 잘 모른다』고 받아넘겨 웃음을 자아냈고 김보현 농림장관은 『농림위서 제주도 태풍 피해 시찰을 함께 가자』는 홍병철 의원(공화)의 강청에 땀을 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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