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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기 이후 미국 여성들의 여성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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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30대 이상의 여성들은 나이를 먹을수록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이것은 남성이 사회적으로나 신체적으로 30대부터 안정기에 접어들어 적어도 50대까지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것과는 좋은 대조를 이룬다.
특히 미국 같은 개방적인 사회에서는 일반적으로 젊은이들에 대한 관심만 날이 갈수록 높아 질뿐 연로한 층, 특히 연로한 여성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에 따라 연로한 여성들은 스스로의 입장을 세우려는 움직임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최근 뉴요크의 「메리마운트맨해턴」대학에서 열린 30대 이상의 연로 여성 모임은 그 대표적인 움직임으로 주목을 끌었다.
「연로여성해방」(OWL)이라는 단체의 후원으로 열린 이 모임에는 5백명에 달하는 30대 이상의 여성들이 참석했는데 대부분 뉴요크 여성들이지만 멀리 「캐나다」로부터 참석한 여성도 있어 여성들의 이 모임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변화를 위한 발언』을 주제로 한 이 모임은 기조 연설에 앞서 남성 기자들이 축출되는 등 처음에는 험악한 분위기였으나 회의가 진행되면서 차차 냉정을 되찾아 시종 진지한 분위기였다.
먼저 기조 연설에 나선 「바버러·사이먼」(『자유와 여성』의 저자)은 『중년기 이후의 여성들이 성의 대상으로서나 개인으로서 선반 위에 앉혀진 허섭 쓰레기 취급을 받고 있다』고 말해 갈채를 받았고 다음에 『최초의 급진적 여성 주의자』로 소개된 「타이·그레이스·애트킨슨」은 연로 여성들에 대한 문제가 마땅히 여성 운동의 「이슈」로 취급돼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예술가의 부인이며 4남매의 어머니인 49세의 「폴러·랜더스먼」은 행복한 가정 주부임을 전제하고 『그러나 아이들이 자라고 나니 나는 더 이상 어머니 일 수 없고 다만 앞으로 어떻게 지내야할지 걱정일 따름』이라고 고백했다.
기조 연설이 끝나고 이 모임의 핵심인 부문별 「워크숍」에 들어갔는데 주재는 『갱년기와 성』 『이혼』 『경제적 생존』 『연로한 여성을 위한 법적 권리의 개변』 『재 실험 결혼과 가정』 따위.
「갱년기」에 대해서는 참석자 거의 모두가 참석하여 큰 관심을 나타냈지만 대부분이 이 문제에 대해 그다지 많이 아는 것 같지가 않았다. 다만 『중년 이후 여성의 성 본능은 남성「호르몬」에 의해 촉진시킬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정도.
이혼 문제도 이들 여성들에게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었으나 대체로 혼자가 오히려 자유스럽다는데서 긍정적인 자세를 보였다.
생활「스타일」을 바꾸는 문제에 있어서는 『좋은 남자는 발견하기 힘들다』는 전제하에 그 대안으로 「그룹·섹스」, 동성애, 연하 남성과의 관계, 자위 행위 등이 제시되었다.
이 모임에 참석한 사람 가운데 최고령자는 73세의 「클라라·데·마이하」라는 노인이었는데 그는 『우리가 우리 자신을 연로한 여성들이라고 부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령이란 아무 것도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주장하기 위해서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 모임에서 뚜렷한 결론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중년 이상 여성들의 권익을 위해서 보다 적극적인 운동을 전개하자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였다. <뉴요크·타임스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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