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씨 변사 첫 목격자 가정부 귀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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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전 주불 이수영 대사의 변사 당시 첫 목격자로 알려진 가정부 강옥순씨(36)가 12일 하오1시30분 KAL기 편으로 미국에서 귀국했다. 그는 서울 중구 장충동에 있는 E여관에 머물러 검찰의 첫 신문을 받았으나 건강상 이유로 자세한 진술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포공항에서 내리자마자 서울 영등포구의 모 병원에서 포도당 2천cc를 맞는 등 휴식을 취하면서 약간 체력을 회복한 강씨는 13일 새벽 5시 E여관에 옮겨 검찰의 신문을 받는 가운데 그가 목격하기로는『이 대사의 사인이 자살인 것만은 틀림없다』고만 말했을 뿐, 자살원인·이대사의 부인 한명덕씨와 전처 소생의 장녀 마리 양(23)을 둘러싼 여러 가지 관계에 대해서는 『아직 비행기 멀미와 과용한 신경안정제의 약효와 정신적인「쇼크」때문에 말을 계속할 수 없다』고 입을 다물었다.
이날 그의 곁에는 연락을 받고 나온 이 대사의 처제 한명선씨(37·서대문구 신촌동)와 그의 외동딸 김영희 양(12)이 있었다.
강씨는 이날 고혈압과 신경과민으로 미국에서도 고생하다 왔다고 말하고 첫 목격상황 등에 대해서는『더 이상 나를 자극시키지 말라』며 흐느끼기도 했다.
검찰은 강씨가 기력을 되찾은 후에 신문을 계속하기로 결정, 다시 시내 모 병원에 입원 조치했다.
우유 빛「판탈롱」·하늘색「블라우스」에 테가 굵은 갈색「선글라스」를 낀 강씨는 이날 비행기 안에서의 멀미 탓인지「트랩」을 내릴 때부터 계속 몸을 가누지 못해 입국절차도 자신이제대로 못 했으며 공항에 나온 수사관들의 부축을 받기도 했다.
강씨는 지난 4월21일 상오 4시30분께「파리」「몽테뉴」가 7번지에 있는 이 대사 숙소 응접실에서 자고 있다가 이대사의 비명을 듣고 2남 종일 군(16·불 고교재학 중)을 깨워 맨 처음 경찰과 이대사의 부인 한씨에게 알렸으나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는 시종 밝히기를 꺼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강씨가 증언을 제대로 하면 이대사 변사의 의문점은 모두 풀릴 것이다』고 밝히고『강씨의 귀국은 정식소환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씨는 이 대사 처제인 한명선씨의 알선으로 71년 12월7일「프랑스」로 건너가 가정부로 일하다 사건이 난지 한달 가량이 지난 5월28일 부인 한씨와 함께 미국에 있다가 이날 돌아온 것이다.

<"수사협조 하겠다" 이대사 부인>
【워싱턴=김영희 특파원】고 이수영 대사 변사사건의 가장 유력한 증인의 한 사람인 미망인 한명덕 여사는 사건당시의 상황에는 계속 입을 다물고 있으나 한국검찰의 사건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고 이대사의 장례 후「뉴요크」동부의 한「아파트」에 살고 있는 한 여사는 직접 답변은 거부했으나 10일 그의 친구이며 변호사인「리포사누」씨를 통해 사건당시 증인의 한 사람인 가정부가 서울로 출발했고 그가 자신과 함께 한국수사당국에 적극적인 협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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