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티우」의 정치생명 건 결전|월남 군「쾅트리」탈환작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사이공=신상갑 특파원】오는 13일「파리」회담재개를 앞두고 강화된 협상입장을 만회하기 위한 노력으로서 취해진 월남군의 실지「쾅트리」탈환작전은 월맹군의 완강한 저항에 부닥쳐 일단 실패하고 말았다.
지난달 28일에 시작된 월남군대반격작전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이번「쾅트리」탈환작전은 목하「티우」대통령의 정치생명과 차후「파리」회담의 향방을 가름하는 것으로서 그 목표가 군사적인 것 이상으로 정치적인데 있다.
지난2월「닉슨」의 북경방문과 연이은 소련방문이후 파다하게 퍼지고 있는 휴전 설에 신경을 곤두세워온「티우」대통령은「쾅트리」를 빼앗긴 현 상태에서「파리」회담이 재개될 경우 처하게될 외교교섭상의 수세는 물론「패전의 책임」을 피치 못할 입장에 놓이게 되기 때문에 이번 반격작전은 그야말로 결사적인 것이었다.
더욱이「닉슨」대통령이 지난5월8일 기 뢰 부설과 동시에 발표한 평화 안은 종전의 제안보다 후퇴한 것으로『미군포로석방과「인도차이나」전역에 국제감시하의 휴전이 실현되면 4개월 안에 미군이 전면 철수하겠다』는 말만했을 뿐 월남정부의 형태나「티우」의 지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
그러다가 지난달29일「파리」회담 재개일자를 밝히는 자리에서「닉슨」대통령이 다시「사이공」의 연립정부수립 설을 강력히 부인, 일단「티우」의 사기를 올려주고 협상에서「힘의 입장」을 확인했지만 앞으로 있을 회담에서「티우」의 처우문제가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로 남아있다.
왜냐하면「닉슨」의 발표 속에는『미국과 월맹간의 교섭』이라는 말만 있을 뿐 월남정부나「베트콩」은 언급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것은「사이공」정권의 머리너머로 어떤 실질적인 타협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서 만약 미군이 계속 철군을 밀고 나갈 때 군사 면에서의 부리를 이 시점에서 빨리 만회해 놓지 못할 때 월맹 측의「쾅트리」지배는 그대로 현상고정화 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이런 배경 속에서 월남 군이 최초로「쾅트리」탈환작전에 나선 것은 지난 5월13일 미군「헬」기의 지원을 받은 월남 군 해병대가「쾅트리」시 남쪽「하이란」에 기습해 들어감으로 써 시작되었다. 그러나 월맹군의 완강한 저항을 받고 24시간만에 물러 나오고 말았다.
그후 이러기를 다섯 차례, 결국 월남군의「광트리」공격은 월맹군에 대한 정찰작전으로 끝나는 것 같았다.
그러나 6월30일 월남 군은 다시 미군기의 계속적인 북 폭과 소련-중공의 외교적 압력으로「하노이」의 전열이 침체해진 틈을 타 약 2만 명 이상의 병력을 투입, 동·남동·남서의 세 방면에서「쾅트리」시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다.
그러나 전투 면에서「안록」과는 달리「쾅트리」에는 약 4만 명의 월맹군이 지난 3개월간 방위선을 구축, 주둔하고 있고 또「쾅트리」는 지리적으로 월맹영토에 접해 있어 보급·통신「루트」를 차단하기가 불가능했다.
게다가 이 작전에 동원된 월남 군은 대부분「후에」에서 출동했기 때문에 오히려「후에」방어에 허점을 드러내 월맹군의 역 공격을 받는 결과를 빚었다.
「파리」회담을 의식하고 있는 것은 월맹 측도 마찬가지이다.
3개월에 가까운 대공세 끝에 그들이 협상「테이블」위에 내어놓을 수 있는 가장 구체적 협상「카드」는「쾅트리」성 점령뿐이다. 따라서「파리」협상이 전개되는 과정에 이 지역을 월남 군에 빼앗길 경우 그들의 협상입장은 공세이전과 거의 비슷해진다.
이와 같은 이유로「쾅트리」전투는 이번 월맹군 공세 중 가장 중요한 의의를 지니며 같은 이유로 분명한 승패는 쉽사리 판가름나지 않을 것이다. 탈환작전에 투입됐던 월남 군이 10일 후퇴했지만「파리」협상을 전후해서 또 다시 이 어려운 작전이 시도되리라는 것도 이런 이유로 쉽게 짐작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