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산의 복병…소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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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등산>
우기에 접어들면 등산 인구도 줄어들기 마련이다. 그래도 집에 앉아 있기가 답답하면 「룩작」을 짊어지고 산에 오르는 사람도 더러 있다.
또한 한여름이면 피서를 겸해 산에 오를 수도 있다.
산은 추위와 눈이 내리는 겨울철이 무섭다지만 소나기가 내려 계곡의 물이 갑자기 부는 여름도 무시할 수는 없다.
65년7월 고대학생들이 강원 월정사계곡에서 당한 조난사건은 바로 여름 산의 무서움을 보여준 좋은 교훈이다.
아침의 날씨가 몹시 흐리거나 등산일정 중에 큰비가 내리리라는 기상예보가 있으면 쉬는 것이 좋다. 기상예보를 몰랐다면 모르지만 알고도 산에 올라 사고를 만난다면 이는 만용에 지나지 않는다.
언제나 그렇지만 여름 산에 오를 때는 특히「판초」(우의)와 보온할 수 있는 두툼한 내의, 구조용「자일」그리고 「콤파스」·지도와 기상통보를 들을 수 있는 「트랜지스터·라디오」를 꼭 지니고 다녀야한다.
등산길에 갑자기 비를 만나면 무엇보다도 계곡을 피해야한다.
산이 클수록 이 철칙은 지켜야한다.
소나기가 내릴 경우 계곡 물은 갑자기 늘어 산사태를 몰아오고 여기에 휩쓸리면 목숨을 잃는다.
계곡 길을 피해 능선을 타고 내려오되 물에 젖은 바위와 미끄러운 길은 피해야한다.
산에서 놀다가 구름이 끼면 「라디오」에 귀를 기울였다가 비가 온다면 일찌기 장비를 챙겨 하산해야한다.
쉬거나 한참 노는 중에 억수같은 비를 만나게되면 낮지 않으면서도 안전한 장소를 골라 비가 멎을 때까지 기다려야한다. 소나기의 경우는 대개 3차례 내리는 것이니 성급히 서둘렀다가 산길에서 큰비를 만나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서울근교의 웬만한 산에서는 이 같은 상식으로 사고를 막을 수 있지만 좀더 멀고 큰산에 오를 때는 치밀하고 경험이 많은 「리더」를 꼭 동반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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