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빈스키·페스티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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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거장 고「이고르·스트라빈스키」의 90회 탄생일을 기념하는 「스트라빈스키·페스티벌」이 「뉴요크」시립발레단에 의해 지난주 「맨해턴」의 「링컨·센터」에서 화려하게 개막됐다.
「스트라빈스키」의「발레」곡 31곡이 공연된 이번 「페스티벌」 「스트라빈스키」가 현대 「발레」에 끼친 커다란 영향을 새로이 인식케 했으며「발레」의 거장 「조지·발란신」(68)이 심혈을 기울인 「발레」사상 초유의 행사로 굉장한 호평을 받았다.
개막 공연날 무대에 선 「발란신」은 관객들에게 『「스트라빈스키」는 우리와 함께 살아 있습니다. 만약 내가 좀 더 시간과 돈을 가졌더라면 「스트라빈스키」가 작곡한 모든 곡을 「발레」로 만들었을 것입니다. 우리의 이번 축제는 모두 그의 음악을 위해서 입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된 31곡 중에는 21곡이 세계 초연이었으며 「발란신」이 7곡을, 또 하나의 거장 「제롬·로빈스」(53)가 4곡을 안무했고 『풀치넬라』는 「발란신」과 「로빈스」가 이색적인 공동 안무를 맡았다.
「발란신」이 안무한 『「바이얼린」협주곡』은 그의 『보석』 이후 가장 훌륭한 작품이었으며 『3악장의 교향곡』 『협주 무곡』『협주 2인무』 등도 50넌대 이후 그의 전성기를 보는 듯했다.
「발란신」은 신작 이외에 그가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을 안무한 25곡 중 7곡을 이번 「페스티벌」의 「프로그램」에 넣었다. 이 중에는 그 자신 「내 생애의 전환점』이라고 말한 『아폴로』(1928년)와 또 「발레」를 문학보다 음악에 더 충실케 한 최초의 작품으로 길이 남을 『아공』(1957년) 등이 포함되어 있다.
한마디로 말해 「발란신」의 모든 창작생활이 마치 이번「스트라빈스키·페스티벌」을 위한 준비였던 것 같이 보일 정도였다.
「로빈스」가 안무한 「서커스·폴카』 『찬송진혼곡』 『환상적 「스케르초」』 등도 호평을 얻었다. 특히 『찬송진혼곡』은 그의 대표작으로 꼽힐 만 했으며 42년 「발란신」이 안무했던 것을 새로이 안무한 『서커스·폴카』에는 9세부터 12세까지의 소녀「발레리나」 48명이 출연, 이채를 띠었다.
「발란신」과 「로빈스」가 공동 안무한 『풀치넬라』는 「발레」무용수가 연기자며 광대, 「커미디언」적인 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밖에는 「존·클리퍼드」의 『교향곡E「플랫」장조』와 「토드·불렌더」의 『「세레나데」 A장조』 등도 각광을 받았다.
1주일 동안 계속된 이번「페스티벌」은 매일 공연이 개막날처럼 흥분을 느끼게 했다. 마지막 공연 날에는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세계를 보여주듯 『교향곡E장조 작품1』(1908)부터 그의 마지막 대작인 『찬송진혼곡』(1966)까지를 공연했다.「스트라빈스키」와 「발란신」은 같은 「러시아」 태생으로 1925년 이후 40여년간 현대 「발레」에 커다란 공헌을 했으며 또한 같은 「러시아」정교회의 신자인 그 둘의 음악과 「발레」에는 무언가 신비스러움이 깃들여 있다.
「발란신」은 「스트라빈스키」가 「발레」에서 중요시되는 이유는 『그는 현대적「리듬」을 창조해 냈다. 그의 음악은 우리를 정확하게 움직이게 해준다. 「차이코프스키」가 당시에 새로운 「발레」의「리듬」을 창조해냈듯이 「스트라빈스키」는 우리에게 현대적「리듬」을 만들어 주었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로빈스」는 『「발레」는 「스트라빈스키」의 「리듬」에 의해 변혁되었으며 여기에 「발란신」이 참가, 그 영향은 더욱 깊어졌다. 또 「발란신」의 영향을 받지 않은 안무가는 없기 때문에 「스트라빈스키」와 「발란신」이 만남으로써 현대 「발레」는 창조된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외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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