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안 맞는 「해충방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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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최근 계속된 가뭄으로 천병유수지나 한강연안 늪지대 썩은 물에서 해충들이 많이 번져 피붓병 등 피해를 내고 있으나 소독 등 방역을 담당한 보사부·농림부·서울시 등 관계당국은 이 해충박멸을 둘러싸고 방역당국과 산림당국 사이에 소관업무 핑계로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아 대대적인 소독 및 박멸작업을 벌이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마포구 용강동 및 토정동 일대 그리고 서대문구 연희동 「아파트」근처 등에 애벌레가 번져 피해가 많다는 항의를 받은 마포구청은 28일 하오 본청 방역반의 협조를 받아 애벌레의 기생지인 늪지대 주변에 수로를 파고 분무소독을 하는 등 뒤늦은 소독활동에 나섰으나 이 애벌레는 방역소독으로는 죽지를 않아 애를 먹고 있다.
모기·파리 등 전염병 예방을 맡은 보사국 방역 대책 본부는 이 같은 풀벌레와 흰불나방의 피해는 산업국 녹지과의 조림보호계 소관이라고 미루고있다.
산업국 산하 조림보호 담당자들은 산림해충피해와 녹지무단개간단속만으로도 업무량이 많아 하천변에 기생하는 해충박멸에까지는 손을 쓸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하고 있어 사실상 전혀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이 같은 해충이나 독나방들을 박멸하는데는 방역 약품보다는 「디프테렉스」 등 농약물을 사용해야만 효과가 좋아 방역당국과 산림당국의 협조로 특별소독활동을 벌이지 않으면 안되게 되어 있는데도 관계당국은 대대적인 박멸작업의 계획조차 세우지 않고 있다.
한편 농림부는 경기·충북 및 충남 등지에서 목초·옥수수 및 콩 등에 큰 피해를 주고 있는 멸강충의 방제를 긴급 지시했다.
농림부는 29일 멸강충 방제를 위해 「디프테렉스」 「스미티온」등 살충제를 전국 시·군 농협에 배부했는데도 방제작업의 소홀로 멸강충이 식물의 잎과 줄기 등을 심하게 갉아먹고 있어 밭농사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경고, 빨리 방제조치에 최선을 다하도록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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