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강」의 9번째 소설 「영혼 속의 푸른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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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파리=장덕상특파원】「프랑솨즈·사강」의 9번째 소설 『영혼의 푸른빛』이 출간 l주일만에 10만부를 돌파하여 그의 여전한 인기를 증명했다.
1954년 처녀작 『슬픔이여 안녕』 이후 「사강」의 작품이 발표될 때 마다 찬·반 양론의 비판이 빗발쳤는데 이번 『영혼의 푸른빛』도 발표되자 마자 불문단에 큰 화제와 논쟁의 대상이 되고있다.
「렉스프레스」지의 평론가 「마티유·갈레」는 『사강의 다음 소설, 즉 그녀의 10번째 작품이야말로 참다운 소설이 될 것이다. 「사강」은 이번 작품에서 자신을 적나라하게 다 파헤쳐 버렸다』고 평하는가 하면 「르·피가로」지의 권위 있는 문학평론가 「로베르·캉데르」는 『반소설 반일기인 이 작품의 비장함은 「사강」이 자신을 방어하고 자신에 집착하는데 있다』고 말한다.
『영혼의 푸른빛』의 주인공 「세바스티앙」과 「엘레오노르」는 10년 전 「사강」이 내놓은 첫 극작품 『스웨덴의 성』에서 그대로 빌여왔다. 10년 전의 젊은 주인공을 이번 소설에서 40대로 되살려 본 것이라고 해야 더 정확할 것 같다. 1년 동안에 탈고한 2백 페이지의 이 1인칭 소설은 「픽션」인지 사실인지를 뚜렷이 구분하기 어렵게 소설의 인물과 「사강」 자신이 휩쓸려 버린다.
두 주인공은 스칸디나비아의 훌쭉한 키에 미모까지 갖추었으나 게으르고 약간 경박한 한 쌍의 「블로드」들. 생활이 막연한 그들에게 친구 로베르·베시가 「센」좌안 룩장부르 공원 근처의 조그만 아파트를 구해준다. 세바스티앙은 연상의 여인의 정부가 되고 엘레오로르는 밤낮 탐정소설만 읽다가 결국 미남 영화배우 브루노·라페의 애인이 된다. 「사강」 자신이 두 주인공 틈에 끼어 든다. 세바스티앙과 엘레오노르의 친구 베시가 오랜 여행에서 돌아오면서 베시는 약을 먹고 자살한다. 「사강」은 베시의 자살에 대해 『자살하는 인간의 갈등은 가장 우아하고 가장 추잡한 것의 갈등이다』고 말한다. 「사강」은 두 주인공과 잠시 스웨덴의 어느 성을 찾는다. 주인공들은 어느 역에서 「사강」을 남겨두고 「아듀」를 고한다. 「사강」은 그가 창조한 두 주인공을 잃고 다시 고독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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