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씨가 장덕수씨 살해명령" 한국경찰 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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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워싱턴25일동화】이승만 박사는 1947년 미군정에 골치 아픈 존재였고 만만치 않은 트러블·메이커였기 때문에 미군정 당국자들로부터 몹시 미움을 샀다고 금주 미국무성이 공개한 외교기밀문서가 전했다.
『1947년의 미국 외교관계 6권 극동편』은 한국문제에 관해 2백93페이지를 수록하고 있다.
제이컵즈씨는 『이 박사가 서울에 있는 국무성이나 국방성 고위관리들과 접촉하지 않았다』고 보고하고 『그와 접촉하기 위해서 우리는 중개인을 이용하거나 그를 조치하지 않으면 안됐다』고 말했다.
이 문서는 이 박사 때문에 미군정 당국이 당한 갖가지 고충을 털어놓고 있다.
제이컵즈씨는 1947년10월29일자 국무장관 앞 보고서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10월27일 이 박사와 대화한 한 미군장교는 이 박사로부터 앞으로 2개월 동안에 하지장군을 애먹일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이 장교의 말을 빌면 이 박사는 정신적으로 균형이 잡히지 않은 사람으로 생각된다하며 본인도 그 견해에 찬동한다.
이 박사는 이 장교에게 자기가 경찰을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 달라고 말했다 한다. 즉 내무장관 조병옥씨가 이 박사를 두려워하고 있고, 수도경찰청장 장택상씨는 이박사의 심부름꾼이라는 사실과 이박사가 서북청년단을 관장하고 있고 김구씨가 이 박사의 명령을 받고 있다는 얘기이다.
약 9개월 전 이 장교가 초대된 한 만찬 석상에서 프란체스카 여사는 많은 사람들이 이 박사를 앞으로 한국의 대통령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그는 현재 대통령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주한 정치고문 대리 윌리엄·랭던씨는 1947년12월6일 국무장관에게 보낸 비밀 메시지에서 이 박사는 『전제군주제』정권수립에 관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랭던씨의 메시지는 『장덕수씨의 경우에 관해 미군정 당국은 며칠 전 한국경찰로부터 정보를 입수했다.
살인단체 소속인 주범 2명과 하수인 7명이 군형무소에 수감되어 있다.
경찰이 얻은 자백에 따르면 김구씨가 개인적으로 장덕수씨를 살해하도록 명령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한국경찰이 얻은 자백내용의 사실 여부는 의심의 여지가 있음에 비추어 하지중장은 CID와 CIC심문관들을 풀어 조사중이며 유죄로 판명되면, 김구를 포함한 모든 관련자들에게 사형 또는 최고형을 선고하도록 건의할 생각이다.
김구씨의 관련혐의에 의문의 소지가 많으며 경찰·정치 지도자들 및 위원들이 테러 행위에 불안을 표명하고 있어 미군 당국은 이 케이스를 대중안심을 위한 본보기로 삼을 것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25일동화】1947년 미국방성은 한국이 미국에 대해 전략적 중요성을 띠고있는 것으로 간주치 않고 당시 주한미군의 점진적 철수를 건의했던 것으로 1947년의 한미관계를 다룬 미대외 관계문서가 밝히고 있다.
당시의 국방성 수석보좌관 제임즈·포레스털은 그해 9월26일 국무장관에게 보낸 극비 비망록에서 『합동참모본부는 군사적 안보상의 관점으로 보아 미국은 한국에 현 군대와 기지들을 유지할 하등의 전략적 이해가 거의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그 이유로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지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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