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화 뒤집기 쇼 … 10만 관중 "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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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전국의 한낮 기온이 20도를 넘긴 화창한 휴일의 야구장은 관중의 함성으로 들썩였다. 한국 프로야구 출범 24년 만에 첫 4개 구장 만원에 사상 첫 하루 10만 관중(10만1400명.종전 최고 8만5241명) 돌파의 신기록을 세웠다.

▶ 휴일인 5일 잠실야구장을 꽉 채운 야구팬들이 LG-삼성의 경기를 보며 환호하고 있다. 이날 4개 구장 모두 만원이 돼 한국 프로야구 24년 만에 처음으로 하루 관중 10만 명 돌파 기록을 세웠다. [연합]

'한국의 양키스' 삼성은 5일 잠실 원정경기에서 LG에 7-5 역전승을 거두고 개막 3연승으로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지난 주말 롯데에 2연승한 뒤 선동열 삼성 감독은 "실점 뒤 곧바로 따라붙어 이길 수 있었다"고 했다. 이날도 그랬다. 삼성은 4회 말 LG에 먼저 1점을 내줬으나 5회 초 곧바로 2-1로 역전시켰다. 5회 말 4점을 내줘 2-5로 재역전당했지만 7회에 1점, 8회에 4점을 뽑아 경기를 뒤집었다. 삼성의 집중력이 특히 돋보인 것은 8회 초였다. 1사 1.2루에서 양준혁이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 2사가 됐다. 그러나 삼성 타자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심정수의 볼넷에 이어 김한수.김종훈의 연속안타로 순식간에 4점을 뽑아냈다. 심정수는 첫 타석에서 LG 선발 김민기에게 삼진을 당해 개막 이후 최다 연타수 안타(5안타)와 연타석 출루(8타석) 행진을 멈췄다.

대전에서는 홈팀 한화가 7.8회에만 6점을 뽑아내 두산에 6-5 대역전극을 펼쳤다. 한화는 4회 초 두산 김동주.홍성흔에게 올 시즌 첫 연타석 홈런을 내줬고 6회에도 2실점, 0-4로 뒤졌다. 그러나 7회 말 5안타를 집중해 4-4 동점을 만들었고, 8회 초 두산이 한 점을 도망치자 8회 말 김인철의 솔로홈런 등으로 역전했다.

부산 사직경기에서는 롯데가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팀 현대를 4-2로 꺾고 1997년 4월 20일 이후 8년 만에 만원을 이룬 홈 관중에게 짜릿한 승리를 선사했다.

인천에서는 기아가 SK의 추격을 뿌리치고 6-4로 이겼다. SK는 2-6으로 뒤지던 7회 말 선두타자 정근우부터 4연속 안타로 2점을 따라붙었으나 무사 1.2루에서 박재홍의 3루수 정면 타구가 삼중살로 이어지는 바람에 역전 기회를 날렸다. 통산 42번째이자 올 시즌 첫 삼중살이었다.

◆하루 10만 관중시대 열려=10만 관중 돌파에 결정적 역할을 한 곳은 문학구장이었다. 종전 최다 관중이었던 91년 8월 18일에도 4개 구장에는 거의 빈 자리가 없었다. 그런데 당시에는 잠실과 사직만 3만 명 이상 수용할 수 있었을 뿐 대구(1만2851명).청주(1만1136명)는 관중석이 적어 10만 명을 넘기지 못했다. 그러나 2002년 문학이 가세한 덕분에 이날 잠실(3만500명).문학(3만400명).사직(3만 명).대전(1만500명)을 합쳐 10만 명을 돌파한 것이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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