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통령 선거운동에 첩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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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워싱턴 UPI동양】「닉슨」대통령 재선 선거운동위원회는 동 위원회의 한 직원이 민주당전국본부에서 18일 새벽에 전자도청장치와 사진기계를 가지고 침입하다 잡힌 5명 가운데 한사람임을 시인했다.
이 선거위원회 책임자인 「존·미첼」전 법무부장관은 성명을 통해「제임즈·매코드」 2세로 밝혀진 이 사나이의 행동은 동 위원회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하고 『나는 그런 보고를 받고 놀라는 동시에 실망을 느꼈다』고 말하면서 「매코드」는 공화당본부의 보안 책을 강구하기 위해 수개월 전에 동 위원회가 채용한 민간인 경호 단의 책임자라고 말했다.
올해 53세의 「매코드」는 2년 전까지 자기는 미 중앙정보국(CIA)의 직원이었다고 말하고 있는데 그와 4명의 다른 사람들은 호화로운「위더게이트」「아파트」건물 안의 민주당본부에서 지난 17일 새벽에 체포되어 제2급 절도죄 혐의로 입건되었다.
경찰은 이들이 자료나 기밀문서들을 복사할 수 있는 사진기계를 휴대하고 있었다고 말했는데 「미첼」전 법무장관과 「워싱턴」의 다른 저명인사들이 살고있는 「포토믹」강 「아파트」 건물 안에 있는 공화당본부의 여러 사무실들에도 그 동안 도둑이 들었었다. 「매코드」와 함께 잡힌 4명의 사람가운데 3명은 「쿠바」로부터 피난 온 난민들로 밝혀졌는데 경찰은 이들이 체포될 때 가지고 있던 「카메라」는 한장도 사진을 찍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이 사건에 대해 민주당전국위원장 「로렌스·오브라이언」씨는 연방수사국(FBI)의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면서 『다만 전문적인 철저한 조사를 통해서만 「닉슨」 재선거운동위원회가 이 사건에 어느 만큼 관련되어 있는지를 가려낼 수 있다』고 말하고 범인인「매코드」는「닉슨」 재선 선거운동위원회의 월급명단에 분명히 오르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오브라이언」씨는 이어 기밀문서를 복사하고 민주당본부에다 도청강치를 설치하려다 잡힌 이 침입사건은 미국의 정치활동에 있어 어느 만큼 공정성이 유지될 수 있는가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며『조사를 공개적으로 진행시킴으로써 이 같은 정치적 간첩행동의 배후에 어떤
기관이나 개인이 개재해 있는지를 의심의 여지없이 가려내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대통령후보 지명전에 출마하고있는「휴버트·험프리」 상원의원도 이 사건에 개탄하면서 「닉슨」대통령과 그의 각료들은 이 사건의 진상을 발표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공화당본부가 현 싯점에서 어느 만큼 이 사건에 관련되어 있는지는 자기로서는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법인인 「매코드」씨는 퇴역공군대령으로 19년간 미CIA에서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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