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교직|성신여자사범대학 학술발표회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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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교육수준의 향상으로 여성의 전문직 진출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으며, 그 중에도 교직에서는 전체의 4분의1을 여성이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가정과 학교에서 이중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여교사를 위해 학교사회는 새로운 조직과 운영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여교사가 당면하는 제 문제』를 놓고 10일 성신여사대가 가진 학술「세미나」는 여교사가 가정과 학교 사이에서 부딪치는 문제점을 여교사 자신의 태도에서부터 행정적인 문제까지 여러 측면으로 고찰했다. 같은 역할을 맡고 있으면서도 여자이기 때문에 경시 당하고 있는 것이 여교사들이라고 전제한 김은우 교수(이대)는 이 같은 부조리현상의 원인을 5가지로 요약했다.
즉, ①전통적인 남존여비사상에서 오는 한국사회의 인습적 제약 ②자신들까지도 여자는 감정적이고, 의지가 약하며 지구력과 인내력이 적다고 단정하는 남녀차별의 사회풍조 ③스스로 갖는 열등감과 패배감. 이것은 여성이라는 그 자체가 생활의 밑천이라고 생각하는 안일주의에서, 전공의식과 사명감, 가치관 등이 부족한 타성적 태도를 갖게 된다. ④일반적으로 이같은 타성으로 여교사는 시대감각이 둔하고 비 진취적이다. ⑤여교사라는 안일한 위치에서 인간으로서 존경받는 교사가 되려는 노력이 적다는 것 등이다.
예부 터 여성은 가정의 책임자로서 자녀교육의 담당자였다. 이것은 여성이 교직에 진출한 경우, 결국 근본적 기능에는 변화가 없다고 보는 박경자 교수(성신여사 대)는『그러면서도 주부의 역할이나 교사로서의 역할이 다같이 힘든 일이며 이를 함께 해야하는 여교사의 경우, 가정이나 학교에서 특별한 배려를 받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가정과 직장에서의 일을 안정성 있고, 만족스럽게 수행하지 못하는데서, 그들은 불안과 피로를 느낀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여교사는 스스로 가족의 협조와 이해를 구하고, 집에 있는 동안은『질적인 사랑으로 압축된 만족』을 누려야 한다는 것.
『행정당국은 또 사무적인 일을 맡을 직원을 충분히 확보하고, 산전 산후의 휴양을 갖도록 보조교사 및 임시교사제도를 강화하여 여교사가 능력과 적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박 교수는 강조했다.
여교사로 하여금 갖고 있는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게 하는 것은 행정적인 배려가 선행되어야겠지만 단점을 과장하는 편견이나 직장풍토, 가정배경 등에서 스스로 무의식중에 만들어 내는 문제도 많은 것이라는 점이 지적되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박상호 교수(성신여사 대)는 ①남성에 의한 습관적인 여성능력의 과소평가 ②「결혼하면 그만둔다」, 혹은「아기를 낳으면 그만둔다」는 소극적인 자신들의 태도 ③여교사집단의 학교교육에 대한 방관적 태도 ④능력이 남 교사보다 못하다고 단정하는 자신들의 열등의식 둥으로 분석했다.
『어떤 사회나 마찬가지이겠지만 특히 학교사회에 있어서는 남·여를 따지기 이전에 실력으로 그 능력이 평가되어야 한다』는 진원중 교수(서울대사대)는 여교사가 이런 태도를 갖게 될 때 학교사회는 실력사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교사들이 이 같은 가치관을 갖는 것은 자신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그들의 올바른 가치관은 직접 학생에게 투사된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급격히 늘어나는 양적 팽창과 앞으로 그들이 맡을 비중이 무거워져 갈 것에 대비하여, 사회나 학교는 여교사가 충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풍토조성에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은 물론, 여교사 자신들도 자체역량을 키워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데 토론의 초점은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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