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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목사에 신장 기증…추수감사절 잔잔한 감동

미주중앙

입력

박해영 목사
허은 목사

한인 목회자가 동료 목사에 자신의 신장 하나를 떼어주기로 해 추수감사절을 앞둔 한인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새생명비전교회(담임 강준민 목사)의 예배 담당 박해영(48) 목사는 같은 교회 허은(50) 행정담당 목사가 당뇨로 수 년째 신장 투석 등 힘든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신장 기증을 결심했다.

박 목사는 이미 UCLA병원에서 이식 적합 여부 검사를 받았고 최종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결과 발표는 12월 초 있을 예정이며 적합 판정이 날 경우 곧바로 이식 수술을 진행하게 된다.

박 목사가 가족간에도 어렵다는 장기 기증을 결심하게 된 것은 허 목사의 믿음과 헌신에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몽골 선교를 마치고 올해 이 교회에 합류한 박 목사는 교인들로 부터 허 목사가 장기간의 투병생활에도 불구하고 교회를 위해 많은 헌신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마지막 결정까지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강준민 담임목사는 "몇 달 전 박 목사가 기증 의사를 상의해와 혼자 결정할 일이 아니니 가족들에게 먼저 동의를 구하라"고 했다며 "허 목사도 아무리 신장이 2개지만 어려운 일이라며 울며 사양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박 목사는 기증 의사를 굽히지 않았고 결국 양측 가족들의 동의를 얻어 이식 절차가 진행됐다. 사랑은 또 다른 사랑으로 이어졌다.

박 목사의 뜻에 감동한 허 목사의 아내가 앞으로 박 목사의 나머지 신장에 문제가 생길 경우 자신의 신장을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같은 소식에 알려진 24일에도 평소와 다름 없이 예배 진행에 나섰던 박 목사는 "UCLA병원에서 강도 높은 신체검사와 심리 검사를 받는 등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히고 "허 목사가 빨리 건강을 되찾아 교회 발전과 목회에 헌신하는 좋은 목회자가 될 것을 믿 는다"고 말했다.

한편 관계자들에 따르면 만약 부적합 판정이 나더라도 허 목사의 이식 수술은 진행된다. 박 목사의 신장이 직접 허 목사에게 이식 되지 않더라도 장기 기증 교환 프로그램에 따라 허 목사에게는 제 3자의 신장이 이식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장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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