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과대학교·차움과 함께 하는 건강관리 오십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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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현수 차움 한방침구과 교수가 견우·견정·풍지·곡지 등 경혈점에 침을 놓고 있다. 오십견(동결건)의 한방치료요법이다.

 올 겨울 혹독한 추위가 예고된다. 날씨가 추워지면 우리 몸의 혈관·근육이 수축된다. 몸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관절 주위가 굳어져 신체 각 관절이 아프다. 100명 중 3~5명은 ‘오십견’을 호소한다. 차움안티에이징센터 한방침구과 우현수 교수를 통해 오십견에 대해 알아본다.

 전업주부 박영순(49·서울 청담동)씨는 ‘오십견’ 때문에 팔을 잘 못 움직였다. 밤만 되면 통증까지 겹쳤다. 밤만 되면 아프다고 하니 남편은 꾀병으로 오해했다. 부부싸움의 화근이 되곤 했다. 박씨는 주 2회 침 치료를 받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통증에서 벗어났다. 2개월 후부터는 팔도 비교적 자유자재로 움직였다.

20대부터 전 연령대에서 발생

 50대 전후로 많이 발병한다고 해 이름 붙여진 ‘오십견’. 어깨통증증후군의 하나다. 의학용어로는 ‘동결견’(굳어있는 어깨) 혹은 ‘유착성 관절낭염’이라고 한다. 오십견은 특별한 외상이 없는데도 어깨 통증이 생긴다. 어깨를 잘못 움직인다. 50~70세에 유병율이 훨씬 높다. 하지만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20대부터 전연령대에서 발생한다. 어깨를 둘러싼 관절낭에 원인 모를 염증이 생기면서 발병한다.

 우 교수는 “뚜렷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노화·운동부족으로 어깨 관절 주변의 연부조직에 퇴행성 변화가 일어난 것이 큰 원인으로 추정될 뿐”이라고 설명했다. 업무상 어깨를 너무 많이 사용하거나 사고를 당했어도 오십견을 일으킬 수 있다. 당뇨병 환자에게서 오십견 발병률이 정상인보다 5배 많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낮엔 팔 못 움직이고 밤만 되면 아파

 오십견 환자는 어깨 주변에 은근한 통증이 시작되면서 발병한다. 통증이 점점 심해지고 관절이 잘 움직이지 않게 된다. 오십견 환자는 앞으로 들기, 옆으로 들기, 뒤로 돌리기 등 팔을 움직일 때 제약이 많다. 특히 손을 뒤로 돌리는 동작이 잘 안 된다. 옷을 갈아입을 때 불편할 정도다. 손을 위로 올리기 힘들어 머리를 빗거나 세안할 때 고통스럽다. 증상이 오래 되면 소소한 일상생활조차 혼자 하지 못한다는 자괴감에 빠지기 쉽다. 심각한 우울증까지 겪기도 한다.

 오십견의 흔한 특징으로는 낮에는 어깨를 잘 움직이지 못하다가 밤에 누워있으면 통증이 심해진다. 우 교수는 “한방에서는 사람이 쉴 때 어혈(잘 순환되지 않고 산소결합 기능이 떨어진 혈액)이 잘 생겨 야간통(밤에 생기는 통증)을 유발한다고 알려진다”며 “밤에만 잘 아프다보니 꾀병으로 오해를 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우울증이 더 심해지는 사례도 많다.

방치했다간 만성으로 진전되기 쉬워

 오십견 증상은 3단계로 구분된다. 통증기, 동결기, 이완기 순으로 진행된다. 통증기는 어깨가 아프기 시작하는 단계다. 대개 2~3개월 정도 지속되는데 통증이 가장 심하다. 어깨를 스스로 움직이는 관절운동도 약간 힘들다. 이 시기에 치료를 놓치면 동결기로 발전한다. 발병 후 3~6개월 정도에 해당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12개월까지도 지속된다. 통증은 초기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든다. 하지만 어깨관절이 굳어 스스로 하는 운동과 남이 도와줘 움직이는 것 모두 제한을 보인다. 일상생활에 가장 큰 불편을 초래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야간통 때문에 더 불편하다.

 우 교수는 “대개 이 시기에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가 많다. 어깨가 한번 굳어지기 시작하면 원래의 운동범위로 완벽히 치료되기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발병 후 6~12개월 이후가 이완기다. 이때는 동결기에 비해 관절운동이 약간 늘어나긴 한다. 이는 사실 치료가 된 것이 아니라 체내 다른 조직이 늘어나 얻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우 교수는 “이완기는 통증이 가장 적지만 회복된 것이 아닌, 만성으로 이행된 상태”라고 해석했다.

 양방에서는 통증이 심하면 소염진통제를 처방하고 관절주사를 놓기도 한다. 장기간 치료에도 효과가 없으면 유착된 부위를 끊어내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완치되지 않을 수 있다. 조기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우 교수는 “오십견 초반엔 간단한 물리치료 및 운동요법으로 어깨관절의 운동범위를 늘릴 수 있고 한방치료법을 병행하면 회복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서울 청담동 소재 차움에서는 침(일반 침)·약침(주사로 투입)·뜸으로 오십견을 한방치료하고 있다. 도인·홍화·현호색·강황 등 염증을 제거하고 진통 완화 효과가 있는 약재로 달인 한약도 처방한다.

문의 02-3015-5001

<글=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사진="김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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