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의 승부’ 전문의에게 듣는 의학상식 ⑧ <끝> 어린이 설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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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설사할 때 이온음료를 먹이면 좋을까. JTBC 시사·교양프로그램 ‘닥터의 승부’ 전문의가 말하는 ‘의료상식 오해와 진실’ 편을 연속 기획했다. 표진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M&M 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를 통해 어린이 설사 상식을 알아본다.

-아기가 설사하면 분유를 묽게 타야 한다?

ⓧ 돌이 채 지나지 않은 아기가 갑자기 설사하면 대개 바이러스성 장염이다. 이때 탈수를 막기 위해 수분·전해질을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손상된 장 점막을 회복하려면 영양분도 충분해야 한다. 따라서 분유를 묽게 타 먹이는 것은 장염 회복에 도움이 안 된다. 설사가 심해도 원래 먹던 대로 분유를 타 먹이는 것이 장염 회복에 도움이 된다. 이유식을 먹는 아기가 설사할 때 평소처럼 먹이지 않고 미음을 묽게 해 먹이는 경우가 많다. 이때도 원래 먹이던 이유식을 그냥 먹이는 것이 장염 회복에 좋다.

-엄마 젖이 ‘물젖’이면 아기가 설사한다?

ⓧ 모유 먹는 아기가 설사할 때 분유로 대체하는 엄마들이 많다. 젖이 영양분이 별로 없는 ‘물젖’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정답은 그 반대다. 모유 먹는 아기의 변이 묽은 이유는 아기의 장 흡수력이 덜 발달해 젖의 영양을 다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 남은 영양분이 흡수되지 않은 채 대장으로 가면 변이 묽어진다. 생후 만 2개월이 넘으면 장 흡수력이 발달해 모유 영양분을 다 흡수할 수 있다. 참고로 혼합수유(모유+분유)는 모유 생산량을 줄어들게 할 수 있다. 엄마 뇌에서 모유가 과잉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설사할 때 이온음료를 먹이는 것이 좋다?

ⓧ 설사할 때 탈수가 문제다. 아이는 어른보다 체내 수분·전해질이 적다. 때문에 쉽게 탈수상태에 빠질 수 있다. 설사할 때 탈수를 막으려고 맹물만 마시게 하면 장기가 부을 수 있다. 빠져나간 전해질이 보충되지 않아 체내 전해질 농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전해질을 보충하려고 이온음료를 먹이는 엄마도 많다. 이온음료에는 전해질 농도가 낮고 당분이 많다. 설사가 더 심해져 탈수가 급격히 진행될 수 있다. 설사하거나 토하는 아이에게 이온음료를 주는 것은 금물이다.

-장염으로 설사하면 굶겨라?

ⓧ 과식하거나 주스를 많이 마셔 설사할 때는 굶으면 설사가 멈춘다. 하지만 장염 때문에 설사할 때는 굶어도 설사가 그치지 않는다. 이때는 체액이 장으로 빠져 나온다. 굶기면 탈수로 가는 지름길이다. 정상 식사를 해야 한다. 설사가 그칠 때까지 고기를 먹이면 안 된다는 속설도 있다. 장염 때문에 설사하면 염증으로 장 점막이 손상된다. 장 점막이 재생되려면 영양을 공급해야 한다. 고기·생선·채소 등 골고루 먹어야 한다. 단 기름진 음식이나 우유·두유·과일주스·이온음료·탄산음료 등은 설사를 악화시킬 수 있다.

JTBC ‘닥터의 승부’는…
신개념 의학토크쇼다. 연예인을 24시간 밀착 촬영해 수명을 줄이는 생활습관을 낱낱이 파헤친다. 세 번째 의뢰인은 배우 전원주다. 그의 수명을 줄이는 생활습관을 의사들이 밝힌다. 12월 1일 일요일 오후 7시 35분 JTBC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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