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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에기 독일악극의 시조|「바그너」의 열 애 보 곧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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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4면

음악사상 가장 특이한「러브·스토리」로 알려진 작곡가「리햐르트·바그너」(1813∼1883)와 그의 아내「코시마·바그너」의 자세한 사랑의 전말이 며칠 후「뮌헨」은행금고에 보관됐던「코시마」의 일기장이 햇볕을 보게 됨으로써 밝혀지게 되었다. 이 일기는「바그너」 후손들이 19세기 독일악극의 시조인 거장「바그너」의 명예를 손상시킬까 두려워 지금까지 비밀로 해왔다고 한다.
「코시마」는「헝가리」작곡가이며 거장「피아니스트」인「프란츠·리스트」의 딸. 그녀는「바그너」의 친구인 지휘자「한스·폰·뷜로프」와 결혼생활을 하고 있으면서 4년간 「바그너」와 열애와 정사 끝에 1870년 결혼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뷜로프」의「바그너」찬미가 어찌나 대단했던지「코시마」를 빼앗긴 후에도「바그너」의 작품을 보급하는데 계속 정열을 쏟았다고 한다.
「코시마」의 일기장은 딸「에바」에 의해「뮌헨」은행에 보관되어 있었는데「에바」는 자기가 죽은 후 30년 이전에는 이 일기장을 꺼내지 말도록 요구했었다.
「에바」가 죽은지 지난 5월26일로써 만30년이 되었지만 법적 절차 때문에 금고를 뜯어내는 일이 지연되고 있으나 오는 10일 내지 14일 안에 이 일기장이 볕을 보게 될 것 같다. 「에바」자신도「아돌프·히틀러」이론의 바탕을 마련해준 영국의 인종차별주의자「휴스턴·체임벌린」의 아내로서 역사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에바」는「바그너」가 사람들 몇 명을 포함한 극소수 사람들에게만 이 일기장을 보여주었으며「코시마」 자신과 같이「에바」도 이것이「바그너」의「이미지」를 흐려줄 것을 우려하여 널리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그 내용은 거의 공개되지 않았다.
서독 출판업자들은「에바」가「바그너」가의 다른 친척들의 격분을 일으켜가면서 이 일기장 판권을 위탁한「바이로이트」시로부터 판권을 사기 위해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으며 어떤 업자들은 이 일기장의 출판권을 5백만「마르크」 (약 6억1천만 원)에 살 것을 제의하고 있는가 하면 영화제작권의 경우 더 많은 값이 매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일기장은 「바그너」와「코시마」의 정사의 비밀 뿐 아니라 「바그너」와 그의 재정후원을 맡아준 「바바리아」왕「루트비히」2세와의 관계도 상세히 말해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은 은행금고 속에는 일기장 외에「바그너」와「코시마」가「뷜로프」의 아내로 있으면서 나눈 편지 꾸러미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믿고 있다.
1930년 사망한「코시마」는 이 일기를 자기자녀들이『엄마의 일생의 모든 것』을 알도록 하기 위해 썼다고 술회했다. 이 일기장이 드디어 개봉되었을 때 과연 어떻게 처리될지는 아직도 미지수다. 이 일기장들은「바그너」의 작품들과 기타유물들을 수장하고 있는「바그너」재단에 귀속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재단을 인수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협상을 벌이고 있는「바이로이트」시는 이 일기장이「바이로이트」에 남아있어야 하며 「뮌헨」으로 이장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스·발터」「바이로이트」시장은『「바그너」가 묻힌 곳도, 그의 후손이 살고 있는 곳도, 그가 영광을 얻은 곳도 모두 이 고장이므로 이 일기책은「바이로이트」시의 유산의 일부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바그너」의 며느리인 영국태생「비니프리트」여사와「바그너」의 손자「볼프강」은 아직도 이 고장에 살면서 현재 연례행사인「바그너·오페라」제를 지휘하고 있다. 【뮌헨=로이터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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