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의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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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문교부가 선정한 기초한자는 선정된 한자자체가 적정한 것이냐 하는 문제점과 함께 앞으로 2개월 남짓 앞둔 2학기부터 실시될 중학교 한문교과 교육에 있어서는 교과서의 편찬 공급, 한문담당교사의 양성 등 어려운 점이 뒤따르고 있다.
우선 선정된 한자가 실제 생활에서의 사용빈도 조사과정을 거치지 않고 지금까지의 상용한자. 일본의 상용한자, 「예일」대 선정한자, 기존 한문교과서의 가용한자 등의 사용빈도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사·예·요·종·주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되는 한자가 제외된 반면 감·구·구·루·병·접·탁·파 등 고전에서만 흔히 볼 수 있는 한자가 삽입되게 됐다.
이와는 상대적으로 한자교육이 아닌 한문교육의 필요 불가결한 허사가 대부분 제외되는 기현상을 보였다.
허사는 한문교육에서 문장구성 및 해독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문교부 당국자도 『상용한자에 포함되지 않은 허사를 많이 삽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었다.
이번 선정된 기초한자 중에는 야·이 등 고문에 많이 나오는 허사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데 한 심의위원은『앞으로 확정될 기초한자에 포함시키기 위해 고의적으로 몇 개의 중요한 허사를 시안에 포함시키지 않고 의견을 듣기로 했다』고 허사의 추가의사를 밝히고 있다.
2학기부터 실시될 중학교의 한문교육에 대비, 문교부는 자체적으로 선정한 기초한자 l천7백50자를 토대로 지난 3윌 말부터 극비리에 교과서 편찬작업에 들어갔기 때문에 7윌 중순께까지는 임시로 쓸 교과서가 단 권으로 출판이 가능하다는 문교당국의 말이다.
이 계획의 차질이 없다 해도 확정되는 기초한자와 교과서에 실린 범위의 한자와는「갭」이 생길 것이 당연하며 이미 발간 교육되고 있는 고등학교 한문교과서의 재편성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다.
검인정 교과서의 경우 최소한 준비기간이 1년 이상 있어야 하므로 기초한자에 기 준한 완전한 교과서는 74학년도 이후부터라야 출판이 가능하게 된다.
중학교 한문교육을 담당할 교사공급을 위해 문교부는 당초 1천5백 명의 한문교사를 신규채용하고 2천명의 국어담당교원을 재교육키로 했으나 예산상의 이유로 신규채용계획이 백지화됨에 따라 여름방학 동안 2천명의 국어교사를 재교육, 이들에게 한문교육을 맡기게 하고 있다.
이들은 8월1일부터 30일까지 1백60시간을 교육받아 한문교육을 맡게 될 것인데 주당 1∼3시간의 한문교과시간과 함께 국어시간을 잘못 조절하면 교육과정상의 큰 혼란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이돈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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