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전통연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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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방한중인 미「하와이」대의 연극학 교수「제임즈·브랜든」박사의 「아시아」의 전통연극을 주제로 한 특별 강연회가 지난3일 「드러머·센터」에서 열렸다.
동양연극을 전공, 이미 일본·「인도네시아」등의 전통연극에 관한 저서도 낸 바 있는 그는 이번 미 국무성의 지원으로 6개월간 동양연극을 연구하기 위한 여행 중 한국에 들른 것이다.
이날 강연에서 「브랜든」박사는 30여 점의 「칼라·슬라이드」로 실례를 들면서 「아시아」전통연극의 특성을 서구연극과 비교 분석했다.
1, 2천년 전까지 소급되는 「아시아」의 전통연극은 여러 면에서 연구대상이 되며 오늘날 급격한 변천과정을 겪고 있는 「아시아」제국에서는 그들의 전통문화의 가치가 무엇인가를 재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의 전통연극이 문학으로서가 아니라 구전으로 내려왔고 이론적 바탕 없이 이루어 졌지만 현재에도 전통연극은 사멸되지 않고 존재하고 있다고 말하고 이들 연극을 서구적 이론을 적용시켜 설명하기보다는 공연자체를 객관적으로 보고 무엇을 찾아낼 수 있는가가 더욱 중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아시아」의 전통연극들은 형태 면에서 분리성과 무대·관객사이의 약속이 많다는 점, 내용보다는 공연예술로서 미학적 면이 중요시된다는 점등을 공통된 특성으로 지적했다.
동양의 연극은 서구의 통일성과는 달리 토막으로 나뉘는 등 분리 또는 독립되어 있으며 관객의 초점이 통일되지 않고 다각적으로 분산된다는 것이다.
관객과 무대와의 약속은 물론 서구연극에서도 존재하는 것이지만 사실주의 이후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데 비해 동양연극에서는 그러한 약속이 공통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서구연극은 「그리스」연극 이래로 내용인 가장 중요한 요소의 하나가 되어왔는데 비해 동양의 연극에서는 물론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공연으로서의 예술적·미학적·시각적인 문제가 더 중요시 되어왔다는 것이다.
「아시아」전통연극의 앞으로의 방향은「아시아」인들 스스로 정해야 한다고 말하는 그는 서구인들이 지금까지 동양연극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은 그 연극의 내용만 보고 심미적 가치를 음미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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