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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없다는 건 한낱 불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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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흔히들 나라가 좁고 자원이 없어 소득증대가 어렵다고 하지만 「이시돌」목장의 성공을 보니 그런 얘기가 한낱 불평으로 여겨진다.』
5일 월간 경제동향보고 회의에서 석탑산업훈장을 준 「이시돌」목장(제주도 한림읍)「P·J·매크린치」신부와 점심을 같이한 박정희 대통령은 제주도에 갈 적마다 목초 가꾸는데 정성을 쏟으면 잘 살 수 있게 된다고 역설해왔던 점을 상기시키면서 『솔직히 말해 우리국민들은 좀더 분발해야겠다는 점을 느꼈다』고.
자연생 목초의 열 배인 40㎝까지 목초를 가꾸어 6백8ha의 땅에 가축 1만5천 마리를 기르고 있다는 「이시돌」목장의 성공담을 들으면서 박대통령은 『앞으로 도내농고학생들에겐 의무적으로 이 목장에서 실습을 시키라』고 지시.
김홍대 신민 당수는 6일 상오 10시를 기해 5일간의 단식을 끝냈다.
보리차와 소금만으로 지탱해 온 김 당수는 무척 수척한 얼굴로 기자회견을 하면서 『단식 중 많은 국민과 재야원로들이 격려해 주고 여러 우방국의 사절들이 위로를 보내와 민 의의 소재가 어디에 있는지가 입증되었다』고 했다.
성명을 김수한 대변인이 읽게 한 김 당수는 회견이 끝날 때까지 한복바지저고리를 입고 침대 위에 단정히 앉아 눈을 감고 있었다.
김 당수 옆에는 부인 민경란 여사가 걱정스런 얼굴로 서 있었고 정일형·윤제술·김영삼·이철승·정해영·김재광·박병배 의원 등 20여명의 소속의원들도 지켜봤다.
회견이 끝난 후 김 당수는 비서의 부축을 받으며 3층 대표위원 실에서 의사당 정문으로 내려와 농성중인 의원들의 박수 배웅을 받으며 화신 뒤에 있는 조광현 내과로 직행.
국회본회의장에서 철야 농성한 신민당 소속의원들은 회기가 끝나는 6일 상오10시 현충일 묵념을 올린 후 무거운 짐을 벗고 제각기 집으로 돌아갔다.
『경찰이 허리띠를 빼서 달아나 난처했다』(김영삼 의원)는 등 중앙청까지의 「데모」얘기로 마지막 밤을 지새 수척한 모습의 의원들은 농성을 풀면서 김재광 총무는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 했고 김영삼·김대중·이철승 의원은 한결같이 『이번 투쟁으로써 조금이나마 국민의 기대에 보답한 것이며 성과는 적더라도 민주주의를 위한 고고한 투쟁이었다』고 평가.
5일간의 농성기간 중 선우종원 국회사무총장은 밤12시까지 국회를 지켜 신민당의원들로부터 칭찬을 받기도.
소란했던 71회 임시국회가 6일 폐회되자 공화당 간부들은 무거운 짐을 벗어놓은 듯한 밝은 표정들.
신민당의원들의 추적을 피해 몸을 감추었던 백두진 국회의장도 이날 국립묘지의 현충일 추념 식에 모습을 나타낸 뒤 자동차편으로 아산현충사를 참배했다.
현오봉 총무도 국회에 나와 부총무들과 6월 국회 준비를 했는데 윤재명 부총무는 『김홍대 신민당수가 단식을 하는 통에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꼬박 총무 실을 지켜왔는데 이젠 해방이 되었다』고.
백남억 당의장·구태회 정책위의장·길전식 사무총장 등 당직자들은 국립묘지를 참배한 후 역대서울시 당위원장들의 모임인 한성회「멤버」들과 서울「컨트리·클럽」에서 「골프」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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