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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간과 생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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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6면

세계 8억 축구 「팬」이 흠모하는 축구황제 「펠레」. 「펠레」의 전성시대는 지났지만 그는 축구에 신화적인 존재임에 틀림없다. 그가 작년 「팬」등이 울부짖고 대통령이 그렇게도 만류하는데도 10번의 대표선수 「유니폼」을 벗었을 때다. 그는 자기의 그 유명한 10번 배번을 「토스타오」선수에게 인계하려했다.
「토스타오」선수는 감격했지만 거절했다.
『나는 유명한 축구선수인 인간에 틀림없지만 「펠레」와는 다르다. 「펠레」는 축구 신의 아들이다. 내가 10번을 달아 그 영광을 유지하기는 힘들다. 「토스타오」의 이 말에 나타난 것처럼 「펠레」는 금세기에 처음 보는 축구의 천재다.
「펠레」는 1940년10월23일 「미나스·제라스」주의 「토라·코다소에」라는 조그만 마을에서 「프로」축구선수였던 「돈·딘요」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싸움이 잦아 선수생활에서 도중하차. 그래서 「펠레」를 유명선수로 키우려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반대. 축구 때문에 가난한 남편을 봐서라도 「펠레」를 공부만 시키려했다. 「펠레」는 국민학교 때부터 「볼」에 미쳤다.
가죽 「볼」이 없으니 찬다는 것이 짚이나 헝겊을 넣는 주머니나 먹을 빵을 넣은 주머니를 통학 길에 차고 다녔다.
자연히 공부에는 게으를 수밖에 없었다. 많은 다른 선생들이 윽박질렀다.
그러나 그 중에는 「올가·피멘테르」라는 여 선생이 있었다. 「펠레」가 나중에 회고했듯이 이 「올가」선생은 「골」에 미친 「펠레」에게 자신을 심어주고 격려했다. 「올가」선생마저 그의 소질을 아껴주지 않았더라면 그는 아버지보다 빨리 도중하차했을는지 모른다.
「펠레」는 국민학교를 4학년에 그만두었다. 역시 가난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곧 월1「달러」짜리의 구두닦이 소년이 됐다. 가난과 피로가 점철된 소년이었다.
그러나 그에게도 기회는 왔다. 15세 때 아버지친구인 왕년의 명선수 「브리트」에게 발견되어 고향을 떠나 「산토스」에 들어갔다.
이 때 「산토스」에는 「디디」 등 「스타·플레이어」가 많았다. 그 밑에서 「볼」이나 줍고 「하드·트레이너」을 하자니 여간 고생이 아니었다.
그 위에 촌뜨기의 15세란 어린 나이는 향수에 젖어 어머니가 보고싶었다.
축구에 그렇게도 욕망이 있었던 「펠레」였지만 참고 견딜 수 없어 3번이나 탈출했다.
하지만 그 다음해인 16세 때, 그는 「베스트·맴버」출전, 32「게임」에 40「골」을 얻어 득점 왕이 됐다. 58년 17세 때 드디어 「브라질」대표선수로 발탁되어 「스웨덴」 「월드·컵」대회에 나갔다.
후보선수였던 그는 「웨일즈」와의 준준결승전에 나가 결승점, 「스웨덴」과의 결승전에서는 2「골」을 넣었다.
10번하면 「펠레」. 「펠레」하면 10번을 연상시킨다. 이 배번 10번이 우습게 「펠레」에게 주어졌다.
「브라질」은 40년대까지만 해도 배번이 없었다. 58년 「스웨덴」대회 때 「브라질」은 대회조직위원회에 선수명단을 냈을 뿐 배번을 적어보내지 않았다. 조직위원회는 다급해서 자기들 마음대로 번호를 매겼다.
GK 「질마루」가 3번, 「가린차」가 11번, 「펠레」가 10번. 국내에서 8번을 달았던 「펠레」는 그로부터 10번을 줄곧 달았다. 「펠레」의 본명은 「에드슨·아란데스·드·나시멘토」 「펠레」란 이름은 그후에 붙여진 별명인데 그 근원이 확실치 않다.
그가 「산토스」에 입단한 15세 때 「터키」인과 싸우다가 그 「터키」인이 「펠레」라고 부른 것이 그럴 듯한 이름이라 해서 그의 영원한 별명이 됐다는 것이다.
62년 「펠레」가 각광을 받자 세계각지의 「클럽」이 그를 「스카우트」하려했다.
당시 「스페인」의 「리얼·마드리드」는 「펠레」를 3억6천 만원으로 사려고 했다.
그러자 「유벤터스」 「팀」은 「펠레」가 「리얼·마드리드」의 3억6천 만원을 거절했다는 소식을 듣자 아예 백지위임의 수표를 보냈다. 쓰고 싶은 액수를 적으라는 것이었다.
조국을 사랑한 「펠레」는 거절했지만 「브라질」국민들도 「이탈리아」를 전부 줘도 「펠레」는 넘길 수 없다고 반대했다.
「펠레」는 26세 때인 66년2월 백인여성과 결혼했다. 부인은 「상우파울루」의 국민교 교사인 「로스·마틴」. 그 동안 1남1녀를 두고 있는 그는 부인에게 자산관리를 맡기고있다.
또한 그에게는 남동생과 여동생이 하나씩 있다.
남동생인 「자이르·아란테스·나시멘트」도 「산토스」의 축구선수였으나 재능이 없어 쫓겨났다. 여동생은 「산토스」의 「리마」선수와 결혼했다. <윤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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