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성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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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청소년에 대한 성교육의 필요성이 인식되어 지난 70년도이래 각 중·고등학교에서는 「순결교육」이라는 특별과목을 설정, 성교육을 실시해오고 있으나 현재 구체적인 교육자료를 수집, 연구하는 기관이 따로 없는 점이 우리의 실정이다.
숙명여대 학생지도연구소는 25일 상오11시 동교 강당에서 「오늘의 성교육」이라는 주제아래 「세미나」를 갖고 바람직한 성교육의 방향을 토의했다. 『우리 나라는 전래의 유교적 관념에 따라 성에 관한 문제라면 무조건 기피해왔으나 인간이 이성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망연한 현상이다. 더구나 요즘은 성을 자극하는 각종 「미디어」가 범람하므로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성에 대한 바른 지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성교육의 의미」를 풀이한 박준희 교수(이대 인간발달연구소)는 그러나 성교육을 시작할 때는 아동의 성장연령에 따라 합리적으로 시행되어야 할 것은 물론 성교육이란 결국 남성과 여성이라는 인간관계에 관한 것이므로 생리학적 지식보다도 도덕과 윤리교육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동기의 성교육」에 대해서 주정일 교수(숙대 학생지도연구소)는 『성교육이란 사랑할 줄 아는 인간을 기르는 것』이라고 정의하면서 『성교육은 한두 번 강의를 듣는다고 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생활을 통해 동화되는 것이므로 아동기의 가정교육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즉 어머니의 품안에 안겨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하며 성장한 아이는 사랑을 느끼기 힘들게되고 아버지의 정상적인 애정을 받지 못한 여자아이는 남성을 사랑하는데 많은 애로를 겪기 쉽다는 것이다.
부모는 자녀가 출생방법에 의문을 품었을 때 옛날처럼 『아기는 사오는 것이다』등의 거짓말을 할 것이 아니라 올바르게 가르쳐 줘야 하며, 특히 5∼6세의 남녀어린이가 어울려 소꿉놀이를 할 경우 불순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소꿉놀이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역할을 배우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근진씨(중앙고 교사)는 「청년기 남학생의 성교육」이라는 문제를 실무자의 입장에서 볼 때 다음과 같이 다루어야 하는 것이 바른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첫째, 성교육이란 이성관계에 직결된 것이므로 이성교제의 올바른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둘째, 담당교사는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므로 인격 면에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세째, 구체적인 지도방안이 마련되도록 연구기관이 있어야 한다.
『현재 이성교제를 하고있거나 경험이 있는 고등학교여학생의 대부분이 불행한 가정의 자녀이다. 가정이 불행한 여학생일수록 비뚤어진 방향으로 이성교제를 하기 쉬운 것 같다』고 통계조사를 예로 들어 조선덕씨(동대문여고 교사)는 말했다.
그리고 조선덕씨는 『중·고교의 여학생들은 신체적으로는 성숙했다고 하나 정신적으로는 미숙한 시기이므로 가장 위험한 때이다. 이때는 이성에 대해 강렬한 호기심을 갖고있는 시기이기도한데 이성교제를 한다고 하여 학교당국이 처벌을 할 것이 아니라 자유롭고 건전한 교제가 되도록 지도교사와 무모들이 참가해야한다』고 「청년기 여학생의 성교육」방법을 제시했다. 「정신의학적 측면의 성교육」을 다룬 전석진 박사(베드로 병원장)는 『동성연애 성격장애 강박관념 같은 모든 정신질환은 올바른 성교육을 받지 못한데서 무의식적으로 출발하기 시작한다』고 전제하면서 정신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바른 성교육이 실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금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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