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닉슨 방소 모스크바 스케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공항서 간소한 영접 받아>
○····구름이 짙게 덮인 「모스크바」공항에「닉슨」일행이 도착한 것은 하오 4시 (한국시간10시) 조금전. 여느 국가원수의 영접과는 달리 간소한 영접을 받았다.
의례적인 21발의 예포, 전용기에 대한 호위비행, 붉은 「카피트」도 없는 공항에는「브레즈네프」 서기장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얼굴에 근엄한 미소지어>
○····「닉슨」 대통령부처가 전용기에서 내리자 「포드고르니」소련최고회의간부회 의의장과 「코시긴」수상이 영접했다. 소련이 손님을 맞을 때 으례 하던 얼싸안고 볼에 「키스」하는 환영인사가 아니라 얼굴에 근엄한 미소를 지은 간단한 악수에 그쳤다. 자주색 「드레스」차림의 「페트」여사는 「포드고르니」부인으로 부터 붉은「카네이션」 꽃다발을 받아들고 함빡 웃음을 지었다.

<노동자 4백명 가량 동원>
○····공항에 나온 환영객은 미소 친선협회라는 이름 밑에 「버스」로 동원된 4백명 가량의 노동자들. 「닉슨」대통령이 비행기에서 내리자 양국기를 조용히 흔들었으나 미국기보다는 소련기를 더 흔드는 편. 공항에서는 도착 성명이나 환영 인사말도 없이 양국원수의 의장대 사열이 있은 뒤 20분만에 영접이 끝났다.

<시속 백km속력으로 달려>
○····소제 검은색「질」 1 1 7「리무진」차에 「포드고르니」 및 「코시긴」과 동승한 「닉슨」 대통령의 「모터케이드」는 시속 1백km의 속력으로 「크렘린」을 향했다. 연도에는 처음 방문하는 미국원수의 모습을 보려고 10여만 명의 시민이 쏟아져 나왔으나 너무빨리 달리는 통에 보지 못하고 『그가 어디 있어!』하고 외치는 부인도 있었다.

<기자조차도 접근 막아>
○…·소련의 경호는 철저, 공항에 이르는 도로를 차단, 일반차량의 통행을 금지하는 한편, 「닉슨」대통령을 환영하려는 외교관·기자·미국인들의 공항「터미널」 통과를 저지했다.
심지어 「풀」기자들의 접근마저 막아 「지글러」대변인이 나서서 기자들을 자기차에 태우고 「모스크바」 시내로 향했다.

<젊은 여성들 눈에 띄고>
○·…시내에 가까워 지며 군중이 밀집한 곳에서 「모터케이드」는 간간이 속력을 줄이기도 했으며 거리에는 「블루·진」이나 맵시있는 「스커트」를 입은 젊은 여성들이 눈에 띄기도 했다. 「닉슨」대통령은 차에서 내러 크렘린」 궁안으로 걸어들어 가며 수행기자들에게 미소지으며 「윙크」하기도·….

<10분못돼 양국기 거두어>
○·…한편 「닉슨」 대통령의「모터케이드」가 지난지 10분이 채 못돼 「모스크바」연도에 걸려있던 미·소 양국기가 청소인부들에 의해 말끔히 거두어졌다.

<브레즈네프 검은 양복입고>
○‥··예정밖의 「브레즈네프」와의 전격회담으로 30분가량 지연된 만찬회에서 회색 「싱글」차림의 「닉슨」과는 대조적으로「브레즈네프」는 검은 양복에 붉은무늬가 있는 「넥타이」를 매고「다이어먼드」「타이·핀」을 꽂고 있었다. 만찬회에서도 공항영접 분위기를 강조하려는 듯「닉슨」 의 「테이블·스피치」에 대해 「브레즈네프」가 아닌 「포드고르니」가 환영 인사를 했다.

<「샴페인」으로 건배 들어>
○····이날 만찬의 「메뉴」는 ▲냉전채 오이 「토마토」 「캐비어」생선 ▲「수프」 ▲백포도주를 발라구운 백연어 ▲홍포도주를 발라 구운 쇠고기 ▲「아이스크림」과 과자류 ▲「코피」와 「코냑」 이외에 「샴페인」으로 건배했다. 【모스크바=외신종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