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 공연 갖는 일 「첼리스트」 암기광 (이와사끼·고오)씨|예리한 감각에 황홀한 테크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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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2차 대전 후 일본 음악계에 두드러지게 변화를 가져 온 것 중의 하나는 국제적으로 증명된 일선 연주가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구미 여러 나라의 중요한 음악「콩쿠르」 등에서 상위 입상을 하고 있고 일류 「오키스트러」와의 협연과 많은「레코드」회사와의 취입 등을 보아도 그들이 얼마나 국제적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또 일급 연주자들인가를 짐작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와르소」의 「쇼펭·콩쿠르」「반·크라이번·콩쿠르」「차이코프스키·콩쿠르」 등은 세계적으로 명성과 권위를 자랑하고 있는데 이러한 「콩쿠르」 등에서 상위 입상을 한다는 것은 동양인으로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믿어왔던 것이다.
근년에 와서 우리 나라의 한동일 백건우 김영욱 정경화·명화 등도 일본의 젊은 음악인에 뒤지지 않는 훌륭한 실력을 보이고 있어 서양 음악 연주에 있어서의 동양인으로서의 「핸디캡」을 완전히 벗어나게 되었다는 것을 입증해 주고 있다.
과거 한 때는 특히 현악기 주자에 있어 「슬라브」계나 유대계 사람 아니면 명 연주자가 배출 안 된다고 믿어온 시절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일본이나 한국 사람들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구미의 유명하다는 음악 학교나, 교향 악단에는 동양의 학생이나 주자가 현저히 늘어나서 멀지 않은 장래에 동양인 주자들이 서양의 교향악 단원으로 가득 차게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가 되었다.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의 음악 「팬」들에게 선을 보이게 된 「첼리스트」암기씨도 세계 악단에 비약하는 일본의 「호프」중의 한 사람으로 「스타」적인 요소를 지닌 멋진 음악가인 것이다.
약력을 보면 1944년생이고, 어려서부터 재등수웅씨에게 사사하고 16세때 제29회 전 일본「콩쿠르」에서 특상을 수상했다.
64년에는 미국 「줄리어드」 음악원에 입학하여 「로즈」선생에게 사사, 작년에는「록펠러 재단」에서 장학금을 받아 유명한 「카잘스」 선생에게 사사했다.
그 해 「뉴요크」에서 「데뷔」하면서부터는 미국의 각 교향 악단과 협연을 하는 등 본격적으로 활약했다.
그 뿐 아니라 수많은 「콩쿠르」에도 입상했는데 특히 「줄리어드·콩쿠르」에서 우승한 것을 비롯하여 67년에는「빈」의 국제 「첼로·콩쿠르」와 「뮌헨」 국제 음악 「콩쿠르」의 「소나타」 부문에서 누님인 숙양 하고 출연하여 입당했고, 68년에는 「부다페스트·콩쿠르」에 3위 입상, 69년에는 「이탈리아」「피렌체」 국제 「콩쿠르」에서 2위 입상했다. 그리고 70년에는 유명한 「차이코프스키·콩쿠르」에 당당히 3위로 입상한 것이다.
이렇게 구미의 저명한 경연 대회에 나가 모조리 입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그의 실력이 얼마나 탁월한가를 입증하는 것이다.
【첨예한 감각과 세련된 「테크닉」으로 우리들을 즐겁게 해주는 「첼리스트』라고 평자들은 말하고 있다. 최근에는 「베토벤」의 「첼로·소나타 선집」을, 그리고 「바흐」의 「무반주 소나타 전곡」을 「레코딩」하여 「디스크」 대상을 받았고, 금년 1월에는 「런던·심포니·오키스트러」의 독주자로 출연하여 절찬을 받기도 했다.
그는 1년의 절반 이상을 외국 연주 여행으로 「스케줄」이 짜여져 있는데 이번 중앙일보사의 초청을 받고 한국의 음악 「팬」들에게 명곡인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을 연주하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임원식 <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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