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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우엉·연 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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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우엉과 연 뿌리는 둘 다 탄수화물이 주성분인 알칼리성 식품이다.
우엉은 국화과에 속하는 근채류. 유럽이 원산지로 중국을 경유해 우리 나라에 전해진 듯하다. 봄과 가을에 파종하나 첫 여름에 나온 새 우엉의 맛이 특히 좋다.
지방에 따라서 우엉의 뿌리를 찢어 먹으면 운이 튄다고 해서 설날 식탁에 가늘고 길게 채 썰어서 가지런히 차려 놓는 습관이 전해지기도 한다.
주성분은 산수화물. 특히 이눌린이 약 7%를 차지하고 있다. 마늘의 주요성분으로 유명한 이눌린은 조금만 잘못 다루어도 자가 분해해 버리는 성분이지만 그 효능은 매우 다양하다. 즉 자극성 방향은 다른 동물성 식품의 냄새를 제거해주는 역할을 한다. 또 소화액의 분비를 왕성하게 해주고 소화기내에서 비타민 B1과 결합하여 흡수를 도와주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학자는 우엉의 이눌린은 소화흡수를 도와주는 기능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해 분명하지가 않다.
우엉은 탄수화물 이외에 영양학적으로 특기할 만한 성분이 없다. 단지 칼슘과 비타민 B1이 각각 47mg%, 0·3mg%씩 함유되어 있다는 정도이다.
우엉은 떫은맛이 강하므로 칼로 자르는 즉시 곧 식초를 떨어뜨린 물에 담가두도록 삶을 때도 역시 식초를 한 방울 떨어뜨리면 떫은맛이 없어진다.
혹 삶거나 데치면 우엉은 푸른색으로 변하는 데 이는 안토시아닌 계의 색소 탓이다. 때때로 검게 변하는 것은 타닌 계의 플리페늘 화합물이 산화효소의 작용에 의해 산화하기 때문인데 이를 방지하려면 식초를 넣어 산성으로 해주면 된다.
연뿌리는 수련과의 다년초인 연의 뿌리로 원산지는 인도다.
극락세계의 연못에서 찬란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며 산다고 해서 불교의 꽃으로 불리는 연은 꽃·열매·잎·뿌리 모두가 식품으로 이용된다.
그러나 널리 이용되는 것은 연뿌리. 보존기간이 길어 1년 내내 식탁에 오른다. 특히 이른 가을부터 겨울철에 걸쳐 연뿌리는 제 맛을 낸다.
연뿌리의 주성분은 탄수화물로 거의 전부가 전분이다. 전체의 13·4%를 차지한다.
연뿌리의 영양학적인 가치는 전분 이외에 45mg%의 비타민 C와 소량이기는 하나 아스파라긴산, 아지닌 타이로진과 같은 아미노산 성분에 있다.
아스파라긴산이나 아지닌은 모두 단백질의 주성분으로 질소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체내에서 필수 아미노산인 페닐알라닌으로부터 생성되는 타이로진은 성장 호르몬인 티록신과 부신피질 호르몬인 아드레날린의 기초물질로 대단히 중요한 아미노산이다.
우엉과 마찬가지로 연뿌리도 삶을 때 식초를 약간 떨어뜨리면 독한 물이 빠지고 색깔도 선명해진다. 삶을 때는 약간만 삶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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