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자사주 1조원 소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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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삼성전자는 7일 이사회를 열고 이 회사 보통주 3백10만주와 우선주 47만주를 각각 사들여 소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대량 매입해 소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이 국내외 악재로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증시에 반등 효과를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삼성이 이날 소각을 결정한 자사주는 전체 발행주식(1억7천8백60만주)의 약 2%에 해당되는 것이다. 매입 금액은 지난 6일 종가 기준(보통주 27만6천원, 우선주 13만원)으로 총 1조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오는 11일부터 삼성증권.대한투신증권.한국투신증권.현대투신증권 등의 창구를 통해 자사주를 사들이기로 했으며 6월 10일까지 자사주 매입 소각을 끝낼 계획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정기주주 총회에서 "올해도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겠다"며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 의사를 밝혔었다.

이 회사 주우식 IR팀장은 "2002년 좋은 경영실적을 거둬 지난해 말 기준으로 7조4천억원의 현금 여력이 있는데다 경제 여건과 증시 상황이 안좋은 만큼 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보호하자는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朱팀장은 또 "소각 물량이 전체 주식의 2%지만 실제 거래되는 주식규모를 감안하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며 "시장 상황을 봐서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 소각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과 8월 두차례에 걸쳐 모두 1조5천억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했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나흘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장초반 27만원선을 위협받다가 자사주 소각 방침이 알려진 뒤 반등해 전날보다 5천원(1.81%) 오른 28만1천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조치로 삼성전자 주식의 수급이 호전돼 주가가 추가로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겠지만 이라크전쟁 임박, 북한핵문제 등 대외 여건이 워낙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어 시장 전체의 흐름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재용.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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