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늘어나는 청소년범죄 전체의 10.7%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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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부산 「뉴·서울」여관 신혼부부살해사건의 범인이 17세 소년으로 밝혀져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몇년동안 소년범죄가 급격하게 늘었고 특히 강력범의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다.
치안국의 통계에 따르면 청소년 범죄는 67년이래 해마마 8%씩 증가해 오다가 71년에는11.2%로 불어났고 총 범죄의 10.7%를 차지하고 있다.
71년의 경우 총 범죄건수는 87만3천1백34건이었고 이중 청소년범죄는 9만4천2백73건. 이를 유형별로 보면 폭력이 5만6천1백7건으로 59%였고, 폭행 1만6천7백7건, 절도 1만4천8백58건, 상해 8백16건, 강간 5백49건, 강도 4백9l건, 사기 3백14건 등으로 범죄가 포악, 잔인화해 가고 있다.
폭력범이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서 범죄소년들의 연령층은 거꾸로 낮아지는 경향에 있다. 71년에 검거된 총 14만7천9백14명중 l6세∼19세가 75%를 차지해 사춘기청소년의 선도가 시급하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청소년문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년범죄의 증가·흉악화는 인간에 대한 사랑의 결핍·부조리를 느끼는데서 오는 생명경시에서 싹트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 예로서 가정의 방임·불화 등에서 저지른 범죄는 전체의 43%에 이르고 있으며 가정불화·사회냉대 등에서 빚어진 소년들의 범죄가 잔인해지기 쉬운 것으로 지적되었다.
아동문학가인 윤석중씨는 6·25등을 겪는 동안 우리사회에는 전쟁고아뿐 아니라 정신고아까지 생겼다고 말하고 이번 사건의 범인이 17세라지만 지능은 10세미만의 고아가 아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청소년의 잔인한 범죄는 어른들의 책임이며 청소년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간직하도록 이끌어야한다고 말했다.
또 사회학교수 이장현씨(이대)는 청소년범죄는 사회적으로 보면 부조리의 반응이며 개인적으로는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거나 가족관계의 모순으로 풀이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사회부조리란 우리사회서 물질적인 가치가 정신적인 가치를 압도하는데서 생명경시사상을 빚어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모방심이 강한 청소년들은 이 같은 부조리를 본받아 비합법적인 수단으로 재물을 얻으려하기 쉬운데서 범죄증가 요인이 된다고 진단, 이들의 욕구불만을 합법적으로 해소시켜주는 정상적인 생활환경을 조성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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