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해방지」새로운 성장산업으로|대기·물 오염의 위기의식 덜어줄 그 기업적 특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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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해양오염을 방지하자는 「캠페인」이 우리 나라에서도 시작되고 있다.
대기·물의 오염에 대한 위기의식이 점차 현실성을 띠고 우리 주변에「클로스업」되고 있는 느낌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른바 공해방지산업이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등장, 관련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공해방지산업은 인류의 적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정의의 투사로서 인식되고 있으며 인간회복이라는 사회적, 시민적 요청에 따르면 그러한 의의가 별로 어색하지 않다.
그리고 바로 그 같은 특수한 성격 때문에 종래의 산업과는 전혀 다른 토대 위에 산업을 성립시켜야 할 필요성이 주어지고 있다.
첫째, 공사방지산업은 수동성이라는 숙명을 지니고 있다. 공해방지는 직접적인 부가가치를 발생시키지 않고 법적 또는 사회적 규제에 의해 수요가 나타난다. 자동차와 같이 국민소득이 향상하는데 따라 수요가 증가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둘째는 가령 공해가 일소되면 자연히 산업도 소멸해야 할 입장에 있으면서도 현실적으로는 공해를 방지하는 것에 의해 존립할 수 있다는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
말하자면 공해를 식량으로, 규제를 채찍으로 하여 문어 제 다리 먹는 식의 산업이 공해방지 산업인 것이다.
현 싯점에서 가장 집중적인 공해방지투자가 요청되는 분야는 근대산업의 주축인 중화학공업이다.
일본의 경우 철강·화력발전·석유정밀·비철금속·종이「펄프」·석유화학·「시멘트」·석탄 등 8업종의 71년도 공해방지투자 비율은 모든 분야가 10%이상이 되고 있다.
또한 내용별로 보면 대기오염 방지시설이 건설비 투자의 55.8%, 물 오염방지시설이 28.1%로 전체의 84%를 점하고 있다.
이러한 설비투자는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이 확실하며 따라서 공해방지 산업분야에 진출하려는 기업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일반설비투자를 하려해도 공해방지 대책이 수반되지 않은 투자는 성립되기가 어렵기 때문에 기업들이 다투어 손을 댈 것은 명백하다.
이에 따라 공해방지산업의 잉태기인 70년대는 공해전쟁을 둘러싼 춘추전국시대가 연출될 모양이다.
이 과도기를 거치면서 공해방지산업 분야도 적자생존의 원칙에 따라 정리될 것이나 그 과정은 세 가지로 대별할 수 있다.
첫 단계는 기술력이 약한 중소「메이커」및 타 산업에서 전입해온 신참기업이 많이 탈락할 것이다.
즉 규제강화에 적응하는 기술수준 향상과 박리에 견딜 수 있는 「메이커」만이 살아 남는다.
제2단계는 단순한 기기 제조가 아니라 종합적인 공사방지 「시스팀」을 구성하는 능력이 「키·포인트」가 된다. 「시스팀」화할 능력이 없는 「메이커」는 떨어져 나가거나 하청에 만족할 수밖에 없다.
제3단계는 기존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공해를 방지하는 것이 아니고 원료전환이나 공장 내에서 완전 처리할 수 있는 공해예방기술을 개발하는 「메이커」가 최후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단계에 들어서면 공해방지 기기 생산이라는 「하드·웨어」보다 「엔지니어링」이나 「컨설턴트」등「소프트·웨어」면의 능력이 중요성을 더 해가게 될 것이다. (현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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