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 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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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뉴요크」의 미국연방준비은행 응접실에 가보면 1「달러」짜리 서부터 1만「달러」짜리 까지 지폐가 나란히 유리 장 속에 진열되어 있다.
돈의 크기는 1「달러」이든 5백「달러」, 1천「달러」, 5천「달러」, 1만「달러」이든 똑같고 색채나 모양이 비슷하고 금액만이 다르고 외국인이면 한번은 놀란다는 실명을 들은 일이 있다. 5백「달러」이상의 지폐가 유통이 잘 되는 것은 아니지만 1만「달러」권 1장은 우리 나라 돈으로 약 3백85만원으로서 웬만한 집 한 채 값이 되는 셈이다.
여기서 비록 국민소득은 현저히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우리 나라 5백원 권은 미화로 1「달러」30「센트」에 불과하여 너무 저 액 권이란 걸 느꼈다.
현재의 최고 액 권인 5백원 권은 62년도에 발행하여 그후 경제규모와 거래단위가 늘어남에 따라 거래와 휴대에 여러 가지 불편을 가져오고 있으며 따라서 최근에는 전체 차지 중에 5백원 권의 발행 비율이 72%(62년 말 21%)나 되고, 고액권과 같은 1만원 짜리 정액 자기앞수표가 작년도 만해도 약 2천4백억 원이나 발행되었다.
화폐제조관리비용도 급격히 늘어나고 하루에 한국은행에서 만도 내주고 받아들이는 돈이 62년에는 3「트럭」분이 던 것이 최근에는 10「트럭」분이나 된다. 금액이 적은 저 액 권을 계속 유지할 경우에는 이와 같이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은 그만두고라도 더욱 곤란한 것은 화폐 인쇄공장을 약 5년마다 하나씩 계속 지어야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런 여러 가지 애로를 타개하기 위하여 이번에 1만원 짜리 화폐를 발행키로 하였다. 그러나 고액권발행이「인플레」에 미치는 심리적 영향을 없애기 위하여 과거와 같이 1백원 권에서 5백원 권을 새로 발행하는 점진 법을 택하지 않고 금액단위에 현저하게 격차를 두어「큰 돈」발행으로「작은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심리적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였다.
1만원 권 제조에 따라 금년도의 화폐 제조 비 52억 원 중에서 1만원 권을 20%만 발행하더라도 연간 8억 원의 경비절감을 기할 수 있겠고 특히 작년도에 있었던 보증수표의 위조사태를 방지하기 위하여 자외선으로 식별할 수 있는 특수 용지에다 은화를 삽입하는 등 위조방지에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그간의 모든 불편과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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